SK “사법처리되면 글로벌 경영 차질”
입력 2012-01-03 21:39
SK그룹은 검찰의 반박에 대해선 언급을 피하면서도 최태원 회장에 대한 검찰수사가 표적수사 성격이 짙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SK그룹 안팎에서는 유가와 통신료 인하에 비협조적이었던 SK그룹에 대한 표적수사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최 회장이 사법 처리되면 글로벌 현장경영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경영 공백’과 ‘검찰 수사의 피해자’라는 점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3일 “최 회장이 사법 처리될 가능성이 있어 이달 말로 예정된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인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가지 못할 수 있다”며 “세계 각국의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가하고, 극비의 수뇌회담도 열리는 등 그룹 입장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국제 행사”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1998년부터 매년 빠지지 않았던 다보스포럼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은 순전히 검찰수사 때문이라는 뉘앙스가 깔려 있다.
이 관계자는 “최 회장은 1년에 절반가량을 해외에 머물면서 글로벌 사업경영을 해왔다”며 “그러나 불구속 기소라도 되면 재판 때문에 모든 일정이 줄줄이 취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어떤 그룹이든 글로벌 사업과 신사업 등 성장동력을 발굴하지 못하면 그룹 존립 자체가 위협받게 된다”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은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대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오찬을 겸한 신년 미팅을 갖고 “그룹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정상화를 서둘러 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환경변화에 보다 빠른 속도로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한다면 머지않아 핵심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며 “SK는 연말에 마무리했어야 할 투자와 채용, 조직개편 등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못해 자칫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