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자 한점이면 아늑한 스위트 홈… 조민정씨에 들어 본 새해 새분위기 연출법
입력 2012-01-03 18:28
달력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거실 분위기가 확 달라졌네! 새해 달력을 바꾼 이들의 소감. 달력의 크기와 담긴 그림에 따라 벽의 표정이 바뀌는 것은 당연지사. 이왕 내친 김에 그림이나 사진이 담긴 액자로 집안을 꾸며보는 것은 어떨까?
“벽에 뭐 붙여 놓는 거 지저분해서 싫어!”(남자 1) “그림 살 돈이 어디 있습니까?”(남자 2) “우리 집은 좁아서!”(여자 1) “주인이 벽에 못 자국 내지 말라고 해서”(여자 2)…. 휑한 벽을 고집하고 있는 사람들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콘텐츠 기획자 조민정씨는 “그림이나 사진 한 장으로도 집안에 생기가 감돌아 기분이 유쾌해질 수 있다”며 한번 시도해보라고 권한다. 조씨는 그림 등 액자를 거는 아이디어를 모은 책 ‘내 집에 그림’을 최근 펴냈다. 그는 특별한 아이디어를 찾아내기 위해 18평짜리 작업실에서 50평대 아파트까지, 또 인테리어로 유명한 카페&레스토랑 등 50여 곳을 훑었단다.
“비싼 그림이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나 직접 찍은 사진, 그림엽서나 잡지에서 오려낸 인쇄물도 좋습니다. 제자리를 찾아 맞춤하게 걸어놓으면 일상이 풍요로워집니다.”
그는 그림이나 사진을 잘 걸면 좁은 집이 넓어 보이며, 못을 박지 않고도 액자를 인테리어에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정말? 벽지 색깔, 가구 배치 등으로 집을 실제보다 넓어보이게 꾸밀 수 있듯이 그림도 그렇다는 것. 좁고 갑갑한 방에 바다, 산, 들판, 도시 전경 등의 풍경화를 걸면 그림 속 탁 트인 공간 덕분에 실내가 넓게 느껴진다는 것. 또 벽면에 크기가 같은 액자 여러 개를 가로로 쪼르르 걸어놓으면 실제보다 넓어 보인단다. 천장이 낮아 답답한 집은 세로로 액자 2개 정도를 눈높이보다 조금 올려 달면 좋다. 벽에 못 자국이 나는 것이 싫다면 바닥이나 탁자 위에 그림을 비스듬히 세워놓으면 된다. 무겁지 않은 액자라면 시침핀과 집게로 벽지에 고정시킬 수도 있다.
조씨는 “벽에 인터폰 스위치 두꺼비집 등 눈에 거슬리는 것들도 액자를 이용하면 인테리어의 하나처럼 꾸밀 수 있다”고 알려 준다. 스위치 위에 비슷한 크기의 액자(사진)를 달면 스위치가 또 다른 액자처럼 여겨진다는 것. 그는 또 침대 헤드 대신 머리맡에 큰 그림을 달면 훨씬 멋있는 인테리어가 된다고 귀띔했다.
액자 한번 걸어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면 실전에 나서보자. 조씨는 “벽 크기에 비례하는 크기의 액자를 마련해 눈높이에 걸면 실패할 염려가 적다”고 일러 준다. 거실 소파 뒤의 넓은 공간에는 큰 액자를, 주방의 좁은 벽이나 모서리에는 작은 액자를 걸면 된다는 것. 큰 액자 대신 작은 액자를 여러 개 모아 걸어도 된다. 또 소품이 많은 집은 큰 액자를 거는 것이 정리돼 보인다.
액자는 그림이나 사진 크기에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액자 테두리와 그림 사이에 여백이 없는 풀 액자도 있지만, 원하는 너비만큼 여백을 줄 수 있는 매트 액자도 있기 때문. 직접 찍은 사진이나 아이들 그림에는 매트 액자가 잘 어울린다. 액자는 테두리 소재와 무늬에 따라 다양한데, 그림이나 사진을 갖고 화방에 가면 적절한 액자를 추천받을 수 있다.
조씨는 “위치잡기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액자 크기의 종이를 오려 벽에 테이프로 붙여 보라”고 일러 준다. 또 작은 액자를 여러 개 걸 때 위치 정하기가 어렵다면 전지를 활용한다. 전지를 바닥에 놓은 뒤 액자를 보기 좋게 배치한 다음 액자 놓였던 곳을 오려 낸 뒤 테이프로 벽에 고정해놓고 오려 낸 자리에 액자를 걸면 손쉽다.
조씨는 “아이 방문 위와 옆의 좁은 공간에 아이 백일부터 요즘 모습까지의 사진들을 비슷한 크기의 액자에 담아 걸었는데 보기 좋더라”면서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활용해보라고 아이디어를 준다. 문 위에 액자를 걸어도 공간 활용이 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