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한국교회의 과제… 그릇됨 깨고 약자 보듬고 북한 껴안고
입력 2012-01-03 21:00
올해 한국사회는 글로벌 경제 불안, 계층간 갈등, 총선·대선에 따른 사회적 혼란이 어느 해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일 사망 이후 29세 김정은을 앞세운 3대 세습왕조 북한 동향도 변수다.
이런 현실에서 교회가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선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 교계 인사들로부터 한국교회가 2012년 집중해야 할 키워드 3개를 들어봤다.
◇회개=교수신문이 2012년 새해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냄)을 꼽았다. 이 사자성어가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지난 1년간 한기총과 감리교 사태, 대형교회 분쟁 등으로 혼란스러웠던 것은 ‘그릇된 것’을 철저하게 ‘깨는’ 회개 없이 현상 유지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김명혁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은 “성경 속 다윗과 사도 바울은 물론 길선주 목사님까지 보여주신 게 통회 자복하는 회개”라면서 “신앙의 선조들이 힘썼던 회개의 신앙을 회복하지 않는다면 한국교회는 사회 앞에 부끄러운 것밖에 내놓을 게 없다”고 단언했다.
이정익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전 총회장도 “교회가 사회를 염려하고 중재하기보다 한기총 문제로 소란을 겪어 그 힘을 잃었다”면서 “한국교회가 올해는 제발 이성을 찾고 제자리를 찾는 원년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위로=일자리와 노후 주거 교육 등 국민생활의 불안이 높아지고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교회가 내부 문제에만 집착하는 것은 안티 기독교 세력만 양산할 뿐이다. 교회는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물신주의의 폐해를 지적하고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데 주력해야 한다.
박성원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은 “시대는 경제·생태 문제, 공동체 해체 등 후기산업 문명의 딜레마에 대한 해방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신자유주의가 횡행하는 99대 1의 불평등한 사회, 왕따와 학교폭력이 난무하는 교육현실 등에서 교회는 경제적 효율성만 추구하는 폐해를 지적하고 위로자로서 바른 가치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해 복음주의권을 대표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홈리스라는 어젠다를 내놓으면서 ‘사회복음’을 선택한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면서 “지금이라도 에큐메니컬 진영은 매너리즘을, 복음주의 진영은 폐쇄적 근본주의를 탈피해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한국교회는 일본 도잔소회의와 한반도평화통일을 위한 선언문 발표 등을 통해 1980년대 통일운동의 물꼬를 텄듯 동북아 평화라는 어젠다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즉 남남갈등을 부추기기보다 이념적 양극화를 극복하고 독일교회처럼 통일을 견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핵집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공동체운동본부 공동대표는 “북한 주민이 굶주려 죽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교회는 보수든 진보를 넘어 인도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면서 “이것은 예수사랑 실천 차원에서 신앙인으로 해야 할 당연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나 공동대표는 “남북대립이라는 폐쇄적 구조를 넘어 동북아 평화와 생상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교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귀띔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