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는 농식품부 A국장, 샴푸는 지경부 B과장… “물가관리 실명제 도입”

입력 2012-01-03 21:47


이명박 대통령이 주요 품목마다 물가 상한선과 담당자를 정해 실명으로 관리하는 ‘물가관리 책임실명제’를 도입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품목별 물가관리 목표를 정해 일정가격 이상 오르지 않도록 하는 확고한 정책이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지시는 전날 신년 특별 국정연설에서 “올해 가장 중요한 국정 목표가 물가상승 억제”라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배추는 농림수산식품부 A국장, 샴푸는 지식경제부 B과장 하는 식으로 담당자를 정한 뒤 책임자의 이름을 걸고 일정 기준 이상 물가가 오르지 않게 관리하라는 지시다.

이 대통령은 “배추 등 생필품을 포함한 물가가 올라가도 책임지는 사람을 못 봤다”면서 “서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물가다. 물가 문제는 공직을 걸고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열린사회인 만큼 수급 예측을 잘하면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다”며 “특히 농축산물은 수급을 잘 조절해 적정가격을 유지하는 게 소비자에게도 좋고 농민에게도 좋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에게도 생활물가 동향을 미리 알려서 안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각 부처 장관에게 당부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배추가격이 한 포기에 1만5000∼2만원이면, 달러로 치면 20달러인데 지구상에 20달러짜리 배추가 어디 있느냐. 올 한 해 그런 일이 안 생기도록 해 달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IT(정보기술)·인터넷 시대에는 고교만 졸업해도 충분히 사회활동을 할 수 있다”며 “신속히 제도를 뒷받침해서 고졸 취업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공무원 시험과목을 보니 고졸자가 보는 시험에 행정학이 들어있더라. 시험 과목을 바꿔서 고졸자도 능히 응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