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지도자 빈 라덴 사살 소식 美 발표보다 SNS가 먼저 전파
입력 2012-01-03 18:14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소식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발표가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먼저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발표 20분전,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의 보좌관이었던 케이스 어반은 소식통으로부터 입수한 사망 사실을 트위터로 퍼뜨렸다.
공식 발표 이후 두 시간동안 사망 사실 인지 경로에 대한 인터넷 조사에서 투표자 5400명중 SNS를 통해 알게됐다는 응답자가 3128명(트위터 2524+페이스북 904)으로 58%였다. 13%만이 TV를 통해서 알았다.
올 대선에 돌입한 미국 정치권도 SNS의 여론 전파력을 가만놔둘 리 없다. 오바마의 SNS 활용은 이미 뉴스가 아니다. 2008년 대선에서도 SNS가 당선의 1등 공신이다. 그는 지난 4월 대선출마 선언사실을 1300만명의 지지자들에게 이메일과 트위터 등을 통해 알렸다. 트위터 팔로워는 1000만 명, 페이스북 친구는 2300만명을 넘어섰다.
보수적인 공화당의 후보들도 SNS의 막강한 위력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대선주자들에게 인터넷 홈페이지는 선거운동본부이며, SNS는 일종의 강력한 유세단이라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비유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유권자가 모이는 인터넷 공간으로 찾아가 적극적인 홍보를 벌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유력 대선주자 밋 롬니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의 온라인 유세담당자 잭 모펫은 “유권자들이 즐겁게 모여있는 곳을 찾아가, 그들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지 신문 방송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일방적으로 전하는 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공화당 출신으로 정치컨설팅업체 ‘헤인스 커뮤니케이션스’를 설립한 패트릭 헤인스 대표는 “트위터는 온갖 뉴스와 읽을거리를 언론의 안테나 속으로 밀어 넣는 데 아주 유용하다”며 “트위터의 뉴스에는 최소한 수백개의 리트윗(retweet)이 따라오기 때문에 결국 주류 언론도 이를 무시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의회전문지 ‘더 힐’은 대선 주자 캠프들이 유튜브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감각적인 소통 방식을 찾는데 가장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