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시찰 평화감시단 시리아서 즉각 철수하라”… 아랍연맹 자문기구 아랍의회 요구
입력 2012-01-02 19:15
아랍연맹의 자문 기구인 아랍의회가 시리아에 파견된 평화 감시단을 즉각 철수하라고 요구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리 알 살렘 알 디크바씨 의회 의장은 “감시단의 활동에도 시리아 정부의 유혈진압이 계속되는 것은 아랍인들에게 더 큰 분노를 줄 수 있다”며 “진실을 파헤치겠다는 감시단의 임무를 다하지 못한 만큼 차라리 바로 철수하라”고 말했다.
평화감시단은 최근 부실시찰을 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26일 감시단이 시리아 유혈사태 종식을 위해 활동에 들어갔지만, 정부군은 버젓이 강경 진압을 하고 있다. 감시단이 활동을 시작한 이후에도 150여명이 사망했다. 이 때문에 아랍연맹의 감시단 활동이 시리아 정부에 면죄부를 주는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AFP통신은 이날 감시단이 시리아 남부의 다라 지역에서 옥상에 배치된 정부군 저격수의 존재를 두고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가 공개한 동영상에는 ‘아랍연맹’이라 적힌 주황색 조끼를 착용한 한 남성이 다라에서 “저격수들이 있다. 우리 눈으로 직접 목격했다”고 말하는 장면이 찍혀 있다. 그는 또 이 영상에서 “우리는 당국에 저격수의 철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시단을 이끄는 수단의 모하메드 무스타파 알 다비 장군이 “가설에 근거한 동영상”이라고 주장해 진위 논란에 불을 지폈다.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의 중동 전문가 파우드 아자미는 CNN에서 “감시단의 활동이 속임수에 그친다면 시리아의 불안이 시민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