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배출 로스쿨 변호사… ‘연수대란’ 피하니 ‘실업대란’ 직면

입력 2012-01-02 21:57


올해 4월 첫 배출되는 1500명의 로스쿨 변호사들이 국회 예산안 통과로 ‘연수대란’은 가까스로 피했다. 하지만 ‘실업대란’이라는 더 큰 쓰나미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007년 사법시험을 대체하는 새로운 법조인 양성제도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도입됐으나 정부와 법조계가 로스쿨 변호사의 효율적인 활용방안에 대해 치밀하게 준비하지 못한 결과다.

2일 법무부에 따르면 로스쿨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제1회 변호사시험이 3∼7일 4일간 연세대 등 4개 대학에서 치러진다. 지원자는 1698명이다. 입학생 2000여명 중 300여명이 응시하지 않아 정부 방침대로 75%를 합격시킬 경우 경쟁률은 1.13대 1이다. 응시하지 않은 300여명은 사법시험·외무고시를 준비하거나 입대 등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격자는 오는 4월 발표된다.

로스쿨 졸업생은 변호사시험에 합격해도 6개월 의무연수를 받아야 개업할 수 있다. 국회가 지난 31일 통과시킨 예산안에는 정부가 대한변호사협회 연수를 지원하는 예산 5억원이 포함돼 대한변협이 연수할 곳을 찾지 못한 로스쿨 변호사 900∼1000명에게 의무연수를 실시할 기반이 마련됐다. 신영무 대한변협 회장은 “부족하지만 그나마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의무연수를 마치고 개업 자격을 얻은 뒤에도 검찰, 법원, 로펌 등에 채용되지 못한 상당수 변호사가 실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로스쿨 변호사 1500명, 사법연수원 졸업생 1000명 등 법조인 2500명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 취업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법원과 검찰, 로펌 등의 올해 로스쿨 변호사 채용인원을 최대 500명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법원은 일선 법원에서 재판 업무를 보조하는 ‘로클럭’을 100명 내외에서 선발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로클럭 모집에 로스쿨생 710명이 몰려 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검찰은 올해 신임검사 채용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헌법재판소가 로스쿨 변호사 30명을 헌법연구원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만 올해 통과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김앤장 등 대형 로펌도 로스쿨생을 각각 10∼20명 수준에서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고위관계자는 “우리 사회에는 로스쿨 변호사 1000명을 당장 흡수할 만한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라며 “로스쿨 변호사 활용 방안에 대해 면밀하게 연구하지 않으면 대량실업으로 사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