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식깨고 시민곁으로… 시무식이 달라졌다

입력 2012-01-02 18:30

‘시무식’이 다채로워지고 있다.

올해 시무식만 해도 사무실 안에서 기관장 인사로 시작해 인사로 마무리되는 형식적인 게 아니라 시민들에게 한 발짝 다가가 ‘봉사와 섬김의 시무식’으로 기존 관행에서 탈피했다.

대구시설관리공단 임직원들은 ‘장기기증 서약’으로 새해를 시작했다. 공단은 2일 오전 대강당에서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대구·경북지부와 사회공헌 활동의 하나로 ‘장기기증 운동 협약’을 체결하는 시무식을 가졌다.

이 협약에는 임직원 184명이 스스로 참여해 장기기증 희망서를 작성하고 나눔 실천을 다짐했다. 강경덕 이사장은 “장기기증은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고귀하고 숭고한 선물”이라며 “장기기증운동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시무식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전시 유성구는 ‘희망 돼지저금통 모으기’ 행사를 가졌다. 구는 지난해 초 600여명의 직원에게 저금통을 하나씩 나눠준 뒤 동전 모으기 캠페인을 벌여 왔다. 1년간 직원들의 저금통에 차곡차곡 쌓인 돈은 모두 200여만원으로 지역 저소득층 학생들의 교복 구입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한 직원은 “동전이 생길 때마다 저금통에 모았다”면서 “비록 큰돈은 아니지만 구민을 위해 유용하게 쓰여질 것이라 생각하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대덕구는 구청장과 간부급 직원이 6급 이하 직원 6명의 발을 씻겨 주는 세족식을 가졌다. 세족식은 민원인들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젊은 직원들이 ‘섬김의 자세’로 민원인에게 다가서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마련됐다.

시무식 대신 불우이웃돕기를 실천하기도 했다. 충남 보령시 청라면사무소 직원들과 마을이장 등 30여명은 지역 내 어려운 이웃 5가구에게 각각 300장씩 모두 1500장의 연탄을 전달했다.

부산 중구 공무원들은 전통시장인 보수상가에서 상인들을 격려하며 ‘민생현장 시무식’을 가진 데 이어 환경미화원들과 인근 건축공사장 인부들을 위로했다.

또 부산은행 등 BS금융지주 산하 자회사 임직원 300여명은 서민과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배려하는 의미에서 자갈치 시장에서 시무식을 가졌다. 이들은 행사를 마친 뒤 상인들과 새해 소망이 담긴 풍선을 날리고 인근 도로에서 청소를 했다.

전남 목포시는 시민생활과 밀접한 철도폐선부지 녹지공원과 삼학도, 목포내항 등 4곳에서 정종득 시장을 비롯한 간부 공무원 242명이 각종 쓰레기와 불법 전단지 수거 등 시가지 청소를 하며 새해 업무를 시작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전국종합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