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질환, 조기발견·예방 연령별 체크 포인트] 중년기엔 유방암 경계… 자가검진법 익혀 점검하라

입력 2012-01-02 18:17


여성들은 여러 가지 여성 질환에 의해 건강위협을 받고 있지만 미혼·기혼여성 가리지 않고 산부인과 출입을 꺼리는 경향이 크다. 이 때문에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거나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송인옥 교수는 2일 “여성 질환은 계단처럼 나이에 따라 발병하는 질환이 비교적 일정한 편”이라며 “건강 유지를 위해선 자기 나이에 흔히 발생하는 질환들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관리계획을 세우는 새해를 맞아 여성 질환의 조기발견 및 예방에 필요한 연령별 주의사항을 알아본다.

◇가임기(10∼29세)=초경을 경험하고 여성으로서 신체 조건이 완성되는 시기다. 한국 여성의 평균 초경 연령은 12세다. 이 시기 생리를 제대로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건강한 생리를 확인하는 기준은 ‘규칙성’이다. 생리를 언제 시작하고 끝냈는지 생리 양을 함께 기록하며 추적 관찰한다. 그 결과 갑자기 생리주기가 달라졌거나 건너뛸 때, 생리 양이 달마다 큰 변화를 보일 경우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원인 규명을 해야 한다.

결혼을 꿈꾸거나, 결혼을 한 여성이라면 거의 빠짐없이 아이 갖기를 바라게 마련. 원하는 시기에 임신을 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서는 먼저 최상의 임신을 위한 건강한 몸부터 만들어야 한다. 건강한 임신 및 출산을 위한 산부인과 검진은 결혼 예정일 6개월 전에 여유 있게 받는 것이 좋다. 태아 또는 신생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풍진 항체 검사와 A·B형 간염 검사, 복부 초음파 검사 등이 필요하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주웅 교수는 “풍진, 간염 등의 바이러스 감염 질환에 대한 예방백신은 대개 접종 후 3∼6개월 정도 지나야 면역이 형성된다”고 조언했다. 복부 초음파 검사는 가임기 여성에게 흔한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의 조기발견에 도움이 된다.

◇중년기(30∼49세)=유방암을 경계해야 하는 시기다. 50세 이상 폐경 후 유방암 환자가 80%에 이르는 서구권 나라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40대 이하 유방암 환자가 절반 이상(58%)을 차지한다.

따라서 여성이라면 30대 이후엔 누구든지 자가검진법을 익혀 한 달에 한 번씩 유방 속에 이상멍울이 손에 잡히지 않는지, 좌우 유방이 서로 대칭적인지, 크기에 차이가 없는지 등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단, 자가검진은 생리가 끝난 뒤 3∼4일 이내에 해야 한다. 생리 직전 여성호르몬의 자극으로 뭉친 유방 조직이 자연스런 상태로 풀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35세 이상 여성은 이와 함께 매년 유방 초음파 검사와 유방촬영 검사를 하도록 한다.

중년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또 다른 암인 자궁경부암은 주로 성관계 시 전파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발생한다. 성관계 후에 비정상적으로 질 출혈이 있다면 자궁경부암 선별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질 분비물이 증가하고 악취가 날 때도 마찬가지다.

◇폐경기(50대 이후)=한국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은 49.7세다. 이 시기는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면서 얼굴이 화끈거리는 홍조가 나타나고 그 이후엔 비뇨생식기 계통의 위축 현상으로 질 건조감, 성교통, 반복적인 세균성 감염과 빈뇨 및 배뇨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불면증, 우울감, 자신감 결여 등의 정신적인 변화도 겪는다.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하면 적절한 호르몬 치료를 통해 좀 더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주 교수는 “규칙적이던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며 두 번 이상 생리를 건너뛰는 등 생리주기가 60일 이상으로 길어지면 최소 2.6∼3.3년 후 폐경을 맞게 된다”고 설명했다.

폐경 이후 여성들은 에스트로겐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고 자궁을 지지하는 힘도 약해지면서 골반장기 탈출증을 겪게 된다. 이로 인해 자기도 모르게 소변을 지리는 요실금과 변을 지리는 변실금을 겪기 쉽다. 요실금은 자신이 소변을 지리는 때가 언제인지 체크한 후 상담을 받아야 한다. 변실금 역시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 변실금 빈도와 변의 형태가 물변인지 고형변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제일병원 비뇨기과 서주태 교수는 “항문 괄약근을 꽉 조였다가 풀기를 반복하는 ‘케겔운동’을 틈날 때마다 꾸준히 하면 골반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