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시편] 새해, 융합의 퍼펙트게임을 향하여

입력 2012-01-02 18:27


2012년의 새 날이 밝았다. 지난밤의 절망과 잿빛 파도는 검푸른 수평선 위로 솟구치는 태양을 저항하며 막아서려 하지만 새해 태양의 장엄한 몸짓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새해 첫 새벽의 시린 가슴으로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 할까. 지난 한 해 동안 한국교회는 혼돈과 공허의 블랙홀 속에 빠져 표류하였다. 이유는 소통의 능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그 결과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서 대사회적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부흥의 동력까지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러므로 이제라도 소통의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 그러나 소통만 가지고는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융합의 시대가 되었다. 우리가 소통 못하고 싸우고 다투고 있을 때 세상은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융합’은 현 시대를 해석하는 키워드다. 서로 다른 종류의 것이 섞이거나 녹아서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의미한다. IT, 미디어, 문화예술, 산업융합 등 사회 전 분야가 융합 돌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융합이라고 해서 무조건 혼합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성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융합의 결과로 재탄생된 제품과 콘텐츠는 사람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일으키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융합해서는 안 된다. 특별히 진리 문제에 대해서는 결코 타협하거나 양보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복음의 본질이 아닌, 기능과 창조적이고 선교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얼마든지 융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야 한다.

이제 2012년에는 소통, 아니 그것을 넘어 융합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 지금은 과거의 영웅주의나 독불장군식 리더십으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그리고 나만 옳다고 상대를 비아냥거리고 비난해서는 생산적 역사를 이룰 수 없다. 최근에 흥행한 ‘퍼펙트게임’이라는 영화를 아는가. 그것은 최동원과 선동렬의 투수 대결전을 꾸민 영화다. 두 투수는 1승 1패의 팽팽한 접전 끝에 최후의 대결을 15라운드 연장전까지 끌고 간다. 처음에는 상대방을 깎아 내리며 분열하던 팀원들이 점점 최동원과 선동열을 중심으로 하나 되며 융합한다. 그 결과 그들은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결코 잊을 수 없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불멸의 퍼펙트게임을 창출한다.

이제 2012년의 새로운 제1라운드가 시작되었다. 올해는 힘겨루기를 위해 다투는 비극적 분열의 역사를 넘어보자. 오직 한 비전을 바라보며 소통하는 융합의 시대를 열자. 상대방을 쓰러트리는 결투와 대결을 그치고 먼저 낮은 곳에서 섬기며 함께 승리하는 꿈을 향해 달리자. 9회 말로 모든 경기가 끝난 것이 아니다. 다시 연장전이 있다. 아니, 우리의 심장이 꿈을 향해 계속 뛰고 있는 한, 경기는 끝나지 않는다. 한국교회여, 다시 꿈으로 하나 되어 역사의 마운드에 당당하게 오르자. 격동의 역사 한가운데 서서 민족 화합과 소통을 주도하며 새 역사를 창조하자. 아니 소통을 넘어 거룩한 융합으로,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가 아닌 우리 모두의 꿈을 향하여 던지는 퍼펙트게임을 향하여.

(용인 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