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중단땐 6자 재개”… 李대통령 신년 국정연설
입력 2012-01-02 18:57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신년 특별 국정연설에서 “북한이 진정성 있는 태도로 나온다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함께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기존 원칙을 바탕으로 남북대화·협력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TV와 라디오로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우리에게 가장 긴요한 목표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으로, 우리는 기회의 창을 (북한에)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북한 핵문제 해결에 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며 “북한이 핵 관련 활동을 중단하는 대로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친·인척 및 측근 비리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제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점은 바로잡고,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학교 폭력과 관련해 “정부는 여러 부처와 각계 전문가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 따돌림과 폭력의 위험이 없는 학교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는 성장도 중요하지만 물가에 역점을 두겠다. 어떤 일이 있어도 물가를 3%대 초반에서 반드시 잡을 것”이라며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임대주택 공급을 크게 늘려 전·월세 가격도 안정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또 “올해부터 당장 공공기관 신규채용 20%를 고교 졸업자로 뽑고 ‘선취업-후진학’ 제도를 강화할 방침”이라며 “같은 일을 하면서 불합리하게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비정규직 차별 철폐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는 20년 만에 대선과 총선이 한 해에 실시되는데 정부는 역사적 책임을 갖고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연설 뒤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각 수석들은 관계 장관들과 협의해 신년 연설에서 제시된 과제들이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분기별로 국민보고 형식으로 총괄 보고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