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빨라지는 백내장 수술 시기

입력 2012-01-02 18:30


백내장 수술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요즘 백내장 수술을 받는 환자 2명 중 1명 정도가 40·50대 중년층일 정도다.

백내장은 한국인이 수술을 받게 되는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가 혼탁해져 사물이 뿌옇게 보이고, 이로 인해 눈도 침침해지게 되는 병이다. 발병 초기에는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좀 더 진행하면 이 같은 증상이 더욱 심해지면서 시력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혼탁해진 수정체를 걷어내고 인공수정체로 대신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필자가 운영하는 국제노안연구소는 최근 2년간(2010∼2011년) 백내장 수술을 받은 환자 1008명의 연령별 분포를 조사했다. 그 결과 50대가 전체의 37%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이어 60대 31%, 70대 15%, 40대 9%, 80대 이상 8% 순서를 보였다. 비교적 젊은 연령대의 40·50대 백내장 수술 환자가 전체의 46%에 이르는 셈이다. 그동안 백내장 수술은 60대 이후 노인들에게나 필요한 수술로 알려진 것과 사뭇 다른 결과다.

이렇듯 백내장 수술시기가 빨라진 데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는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백내장을 발병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환자들의 의지다. 생활 불편을 감수하면서 더 이상 못쓰게 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조기에 치료하려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노안 수술의 등장이다. 현대 의학 발달로 노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노안과 백내장을 한번의 수술로 동시에 해결하려는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 비용 부담이 커지는데도 불구하고 백내장 수술 환자 10명 중 4명꼴인 43%가 노안과 백내장 동시 수술을 선택하고 있다. 특히 40·50대 환자들의 경우 이 비율이 5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평균치보다 무려 15% 포인트나 높은 비율이다.

우리 눈 속엔 맑고 투명한 수정체가 있는데, 망막에 상을 맺게 해 사물을 또렷하게 볼 수 있게 해주는 기관이다. 백내장은 장기간 일광노출, 외상, 노화 현상 등의 이유로 이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력 감퇴를 유발하는 병이다. 따라서 백내장 수술을 할 때 노안 교정용으로 개발된 레스토렌즈 같은 특수렌즈를 인공수정체 대용물로 쓰면 노안과 백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게 된다.

한편 백내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눈을 보호해야 한다. 자외선은 눈의 노화를 촉진시키는 주 원인이다. 40세 이후부터는 백내장 조기발견을 위해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안과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다.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