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 시총 6조달러 이상 허공으로

입력 2012-01-01 19:24

지난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전 세계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6조3000억 달러 증발한 것으로 추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말판에서 지난해 세계 증시 시총 6조3000억 달러의 증발 추산치를 전하면서 신규 상장액도 전년에 비해 12.1% 떨어진 457억 달러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유럽 지역 우량기업 주가지수인 유로퍼스트 300은 11% 감소했다. MSCI 신흥국 지수는 5분의 1이나 빠져 직격탄을 맞았다. 아시아 자산시장에서는 일본(-17.3%), 홍콩(-20%), 상하이(-22%) 등이 각각 17%, 20%, 22% 빠졌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면서 영국 정부 채권 수익률이 지난 30일 마지막장에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 지난해 말보다 17% 올랐다. 미국 재무부 채권과 독일 국채는 각각 9.8%, 10%가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지난해 증시 투자의 대표적인 승자와 패자 3명씩을 선정했다.

‘채권왕’ 빌 그로스는 미국 국채 가격 하락에 베팅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와 체면을 구겼다. 그가 운용하는 토털 리턴 펀드의 수익률은 지난 11월 현재 3.58%로 업계 평균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사과 편지까지 썼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큰돈을 벌었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존 폴슨은 금값 강세를 예측, 금광업체의 주식에 투자했다가 지난 11월 현재 47.5%의 손실을 기록했다. 전설적인 펀드매니저인 빌 밀러의 캐피털 매니지먼트 밸류 트러스트 펀드의 수익률은 지난 11월 현재 -4.82%였다.

반면 급변동 장세에서 위상을 확고히 굳힌 투자자도 나왔다. 레이 달리오 브리지 워터 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세계 경제 침체를 예측하고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해 25%의 수익률을 올렸다.

헤지펀드 르네상스테크놀로지 설립자인 제임스 시몬스는 통계적 차익거래를 기반으로 한 펀드 운용으로 31.7%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사바캐피털 매니지먼트 설립자 보아즈 웨인스타인은 지난 11월 현재 9%의 수익을 거두며 주목을 받았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