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몰라보나” 문부식 택시기사 폭행… 만취 귀가중 지구대 난동도

입력 2012-01-01 21:58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때리고 지구대에서 난동을 부린 진보신당 문부식(52) 대변인이 사퇴했다.

1일 경기도 일산경찰서에 따르면 문씨는 지난 30일 0시5분쯤 서울 합정동에서 고양시 일산 자택으로 향하던 택시 안에서 술에 취한 채 운전사의 얼굴을 2차례 때렸고, 주엽지구대에서 조사받은 뒤 지구대 출입문을 수차례 걷어차 잠금장치를 파손한 혐의(공용물건손상)로 불구속 입건됐다.

문씨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내가 누군지 모르느냐”며 소리치는 등 택시기사를 때리고 지구대에서 행패를 부린 것으로 조사됐다. 한 경찰관은 “택시기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공용물건손상 혐의만 적용해 문 대변인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당 대표단은 31일 긴급회의를 열고 사의를 표명한 문 대변인의 사표를 즉각 수리하고 “당원과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문씨는 이날 오후 주엽지구대를 찾아 파손된 잠금장치의 보상을 약속하고, 지구대장 등에게 사과했다.

문씨는 부산 고신대 신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2년 3월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및 군사독재정권 비호에 대한 미국 측 책임을 주장하며 부산 미국 문화원 방화사건을 주도했다. 문씨는 이 사건으로 구속돼 사형선고를 받고 복역하다 88년 12월 석방됐다.

고양=김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