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김근태 고문했던 옛 대공분실에 조화 바쳐… 분향소 설치 의견도 나와
입력 2012-01-01 19:56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에 대한 추모 열기는 경찰도 예외가 아니다.
김 상임고문이 과거에 고문을 당한 서울 남영동 옛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보호센터)에 현직 경찰관이 조화를 바쳤다. 다른 경찰관은 과거 경찰의 불법 행위를 자성하는 차원에서 같은 장소에 분향소를 설치하자는 의견을 냈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인권보호센터에 근무 중인 경찰관이 김 고문이 조사를 받던 취조실에 불을 켜두고 문 앞 테이블 위에 조화를 올려 뒀다. 경찰청 인권보호센터는 김 고문이 과거 민주화항쟁 때 고문을 받은 곳이며 1987년 고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으로 사망한 장소다.
경찰청 미래발전과 이준형 경위는 소셜네트워크뉴스서비스 위키트리(www.wikitree.co.kr)와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경찰청 인권센터에 김 고문의 분향소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이 경위는 “물고문으로 돌아가신 박 열사의 기념관 옆에 김 고문의 기념관도 만들어 다시는 국가 공권력에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고, 분향소와 기념관을 찾는 시민에게 경찰의 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31일 김 상임고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박 위원장은 빈소에서 헌화를 하고 영정 사진 앞에서 90도 인사를 했다. 박 위원장은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참 깨끗하신 분이었다. 나라를 위해 하실 일이 많은데 세상을 떠나 안타깝게 생각한다.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