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행복으로 되돌아 옵니다-⑥ 부산YMCA ‘꿈꾸는 사랑방’] 주민들 소통의 場… 동네에 활기 불어넣다
입력 2012-01-01 19:56
부산 수정동 부산국제영화고 맞은편 골목에 마련된 ‘꿈꾸는 사랑방’에는 연초부터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일 이곳을 찾은 주민 김순자(56·여) 김옥숙(56·여)씨는 재활용한 페트병으로 재배 중인 허브식물을 정성껏 가꾸며 새해 덕담을 나눴다. 이곳에는 김씨 등 하루 평균 30여명의 주민들이 찾고 있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낸다. 노인들은 경로당으로, 학생들은 공부방으로 활용한다.
사랑방이 문을 연 뒤 발길이 끊어졌던 이웃간 소통이 이뤄지고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슬럼화된 마을에 활기가 되살아났다.
‘꿈꾸는 사랑방’은 부산YMCA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57㎡ 규모의 빈집을 리모델링해 지난해 5월 문을 열었다. 주민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침체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소통’이 가장 시급한 문제임을 인식하고 ‘사랑방’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원도심이 쇠락하면서 2500여 가구 57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수정1동은 주민의 30%가 노인과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이다. 젊은이들은 신도시로 떠나고 노인들만 남았다. 상권도 무너지기 시작해 주민들의 한숨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사랑방이 만들어지면서 마을에 활기가 되살아났다. “우리 동네의 옛 명성을 되찾자”며 주민들이 모였다. 사랑방에서 반상회를 열고 매월 2∼3회 모임을 가졌다. ‘살기 좋은 동네 만들기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주민들은 인근 대학의 도움을 받아 침침한 골목길 담벼락에 해바라기 등 밝은 벽화를 그렸다. 집집마다 화분을 이용한 작은 화단을 만드는 등 ‘초록마을 가꾸기’ 사업도 벌였다. 지난달에는 바자회와 벼룩시장·김밥말기·장기자랑대회 등의 행사가 포함된 마을잔치도 열었다.
마을이 활기를 띠면서 구멍가게 2곳이 다시 문을 열었고, 젊은이들이 원룸으로 이사를 오는 등 옛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어린 꼬마로부터 청소년, 노인들까지 ‘들락날락’하는 공간이 된 사랑방에는 주민들이 가져온 고구마와 다과, 차 등 먹거리도 풍성하다. 주민들은 ‘나눔’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체험하고 있다.
부산=글·사진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