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권태일 (1) ‘국민마을 건설’ 기도… 4163번째 날의 기적
입력 2012-01-01 21:22
11년의 기도, 응답되다
숨이 막혔다. ‘사랑의 국민마을’ 건설을 위한 연속기도 4163일, 햇수로는 11년 8개월 동안 기도해 왔지만 가시적인 확신을 찾지 못하고 헤매던 헛바퀴 같은 세월이었다. 그 헛바퀴만 돌던 공회전 기도에 드디어 기어가 덜커덕 걸리는 응답소리가 들렸다. 바로 이 응답소리를 찾아 나는 그 기어의 키를 쥐고 있는 한 사람, 전재명씨를 단숨에 만났다. 바로 그날이 지난 9월 5일 사랑의 국민마을 건설을 위한 연속기도 4163일째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는 이미 제주도 레저타운을 기획했고, 충북 제천에 베티 신부 일대기를 테마성지로 만드는 일도 기획해 왔다. 이 외에도 여러 도시 건설과 테마파크에 깊숙이 관여해왔던 국내의 몇 안 되는 도시건설 전문가였다. 그동안 나는 보통사람들이 평소 생각지도 못하는, 또 평범하게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사랑의 국민마을이라는 첨단 복지마을 생활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11년이 넘도록 기도해 왔다. 따라서 이 분야 전문가를 만나게 된 게 예수님을 만나는 것만큼이나 기쁘고 설레었다.
나보다 어렸지만 백발의 그에게선 전문가적 분위기가 풍겼다. 그동안 내가 구상하고 생각해 왔던 ‘사랑의 국민마을’의 기본 이념과 정신을 구현할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수없이 부르짖어 왔던 열정의 덩어리에 새롭게 불을 붙일 수 있는 불씨를 마련했다.
그는 나를 보는 순간 이 ‘사랑의 국민마을’이 자기가 만든 구상인 것처럼, 아니 자기의 것처럼 입에 거품을 물고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목사님, 이 사업은 그냥 사업이 아닙니다. 목사님이 생명을 건 사업이라면 나에게는 필생의 사업입니다.” 그러고는 자신이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과 또 추진하고 있는 일들을 설명했다.
그리고 금전적인 부분은 나중에 얘기하고, 일단 나와 필생의 사업이라는 협약식을 맺자고 오히려 나를 조르기 시작했다. 자신도 나에게 할 수만 있으면 모든 것을 바쳐 같이 동참하겠다고 했다. 그가 나에게 모든 것을 바쳐 힘이 되겠다는 이 열정의 모습에 100만 원군을 얻은 기분이었다. 나는 전씨의 이 열정의 모습에 가슴이 뛸 뿐 아니라 4163일을 기도해온 공회전 기도가 덜커덕 응답으로 이어지는 기어 기도가 된 것에 대하여 너무나 흥분되기만 했다. 2011년 9월 10일 함께하는 사랑밭 직원들 앞에서 사랑의 국민마을을 위한 협약식을 가졌다. 보기에는 여느 협약식과 다를 바 없었지만 나와 그는 거대한 나라를 건설하듯 설렘과 감격으로 가득 찼다.
‘사명을 가진 사람은 그것을 이룰 때까지 절대로 죽지 않는다.’ 아프리카 개척선교사 리빙스턴의 명언이다. 나는 이 명언을 나의 행동신조로 여기며 24년을 오직 앞만 보고 달렸다. 그리고 지금도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좇아가노라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좇아가노라”(빌 3:12~15)는 말씀을 110% 이루고 싶은 열망으로 달리고 있다.
그리고 지금 매순간 너무나 감사하고 감사하다. 자다가 일어나 한참을 웃다가 다시 잠을 청하고 또다시 너무나 감사하여 한참을 자다가 또다시 일어나 웃다가를 반복하는 일이 잦을 정도로 매순간 감사가 사무친다. 어찌 나에게 11년을 넘게 기도할 수 있는 힘을 하나님께서 주셨단 말인가? 하나님, 그분은 내 목숨이고 생명이다.
<약력>
1955년 경북 성주 출생, 총회신학교 목회학과 졸업, 미국 베다니대학 철학박사 수료, 실버홈 이사, 중보기도단 7000클럽 상임회장, 함께하는 사랑밭 이사장, 월드쉐어 이사장, 사랑밭 새벽편지 이사장, 사회복지법인네트워크 이사장, 한국사회복지미래경영협회 이사장
정리=정수익 선임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