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만에 강남 재력가 납치범 마카오 호텔서 검거

입력 2011-12-30 19:14

서울 강남에서 재력가를 납치, 105억원을 빼앗아 달아난 피의자가 3년여 만에 마카오에서 붙잡혔다.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납치한 피해자의 부동산을 담보로 80억원을 대출받고 예금 25억원을 가로챈 혐의(강도 상해) 등으로 김모(53)씨를 지난 28일 마카오에서 검거, 30일 서울로 압송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8년 3월 1일 서울 한남동에서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수백억원대 재력가 A씨를 납치해 약 2개월 동안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의 공범 7명 중 김씨를 주범으로 보고 있으며, 2명은 이미 검거해 처벌했다. 전과 17범인 김씨는 당시 피해자를 감금하는 과정에서 히로뽕을 강제 투약해 판단력을 흐리게 한 뒤 대출서류를 만들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아 해외로 도주한 김씨를 추적, 필리핀에서 체포했다. 하지만 현지범행이 아닌 경우에는 신병을 풀어줘야 하는 현지법에 따라 하루 만에 석방된 김씨는 위조여권으로 마카오의 한 호텔에 도박하러 갔다가 검거됐다.

경찰은 2011년 10월 말레이시아에서 실종된 한인회 간부 K씨도 김씨가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