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새해 구상 ‘공격경영’ 대세
입력 2011-12-30 19:17
유럽발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는 상황에서 재계 총수들은 어떤 신년구상을 하고 있을까. 대부분 그룹 총수들은 2일 열리는 신년하례회에서 경영 화두를 제시할 예정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새해에 공격경영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1일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에서 “전 세계 경제가 어두우니까 긴장을 더 해야 되겠다. 보통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지금이 진짜 위기’라고 밝히며 경영일선에 복귀했던 이 회장은 2011년 한 해 줄곧 강도 높은 ‘군기잡기’로 삼성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경영성과가 나쁘거나 비리가 있는 고위 임원들이 줄줄이 좌천되거나 옷을 벗었다.
삼성 내부를 어느 정도 정비한 만큼 2일 신년 하례회에서는 구체적인 구상을 밝히지 않겠느냐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불도저 스타일의 적극적인 경영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새해에는 전년보다 15.6% 증가한 14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현대차는 특히 2012년 R&D 투자를 전년대비 10.9% 확대한 5조1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가운데 90%인 4조6000억원을 친환경차 분야에 배정해 미래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물론 위기관리도 함께 강조했다. 정 회장은 지난 12일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앞으로 자동차 산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으며 현대·기아차도 예외는 아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 회장이 신년에는 내실도 함께 강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LG가 지난 한 해 상당한 시련을 겪었던 만큼 ‘재도약’을 위한 구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 발 뒤처져 큰 고비를 맞았으나 최근 경쟁구도에 합류했고 1조원 유상증자도 성공해 재도약을 위한 준비는 마친 상태다. 따라서 구 회장의 신년 구상 역시 다소 공격적인 내용이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구속된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함께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공개적인 시무식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최근 하이닉스를 인수하는 등 새로운 영역에 진출한 만큼 검찰 수사만 마무리되면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선언한 GS그룹의 허창수 회장이나 “불황기에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고 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공격경영 모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그룹 창립 60주년이자 개인적으로는 환갑을 맞기 때문에 ‘도약’을 위한 미래 성장동력 개척 방안 등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