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대륙을 가다] 라틴어로 ‘새로운 땅’… 남극점서 1700㎞ 떨어져

입력 2011-12-30 19:08

장보고 기지가 들어설 테라노바 만(Terra Nova Bay)은 라틴어로 ‘새로운 땅’이란 뜻이다.

남극점을 정복한 영국의 탐험가 로버트 팰콘 스콧이 처음 발견한 곳으로 그의 탐험대가 탔던 포경선 테라노바호에서 이름을 따 왔다. 남극점을 기준으로 1700㎞ 떨어져 있다.

흔히 남극대륙을 경도 180선을 기준으로 동남극, 서남극으로 나누는데 그 경계선상에 위치하고 있다. 기지 예정지에서 불과 2㎞ 거리에 독일 곤드와나 하계기지가 있고, 직선거리 8㎞ 떨어진 곳에 이탈리아의 마리오 주켈리 기지가 있다.

기지는 해발고도 5∼10m인 빙하퇴적지형에 들어선다. 연평균 기온은 영하 13.4도 정도지만 바람이 강하다. 최근 2년간 측정 결과 최대 45m/s의 바람이 불었다. 이탈리아 기지에서 측정했던 최대 풍속은 64.9m/s. 하지만 장보고 기지 예정지는 브라우닝 산이 바람을 가려주기 때문에 이보다는 바람이 약한 편이다.

예정지는 여러 연구를 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예정지가 접한 로스해는 저서동물과 조류, 어류가 다른 곳보다 풍부한 편이다. 곤드와나 기지 근처에는 남극 도둑갈매기(South Polar Skua)의 집단 번식지가 있다. 황제펭귄 서식지인 케이프 워싱턴도 20㎞ 거리다. 수 백 마리의 황제펭귄이 사는 곳으로 해외의 펭귄 다큐멘터리는 대개 이곳에서 촬영된다. 케이프 워싱턴으로 가는 중간쯤에는 범고래 출현지역도 있다. 각종 생물을 연구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인 것이다.

해발고도 2732m의 멜버른 화산도 반경 34㎞에 있다. 하얀 연기가 구름처럼 뿜어져 나오는 이 산 정상은 따뜻하기 때문에 이끼류가 많이 자란다. 지진 분야를 연구하기도 좋다.

아라온호(남극)=김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