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 북한에도 ML 뉴욕 양키스 팬?… 야구 모자 쓴 어린이 참배객 모습 포착돼
입력 2011-12-30 18:53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빈소를 참배하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미국 프로야구팀 뉴욕 양키스의 모자를 쓴 어린이 참배객(사진)의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의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가 김 위원장의 영결식이 열린 지난 28일 ‘현지보도 당창건기념탑, 통일거리, 만경대구역에서’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린 조선중앙텔레비전의 보도 영상에는 양키스의 로고인 파란색 바탕에 흰색 ‘NY’가 박힌 겨울 모자를 쓴 남자 어린이가 두 차례 화면에 등장한다.
총 11분28초 분량의 영상에는 양키스 털모자를 쓴 어린이가 할아버지로 보이는 노인 옆에 서서 고개를 숙여 참배하는 장면과, 역시 같은 모자를 쓴 어린이가 어머니로 보이는 군복 차림의 여성 옆에 서 있는 장면이 각각 3초간 담겨 있다. 소년 2명이 동일인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화면에 등장한 주변 인물들이 다른 점으로 미뤄 다른 사람으로 추정된다.
이 장면은 일부 네티즌이 우연히 포착한 것을 미국 매체들이 보도하면서 세계에 알려지게 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김정일 장례식에도 뉴욕 양키스 팬이 있나?’라는 기사에서 “이 소년은 서방의 아이콘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데 대해 벌을 받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가 김 위원장 영결식이 열린 지난 28일(현지시간) 유엔기를 조기로 게양했다. 이에 일부 국제 인권단체들이 반발해 논란을 빚고 있다.
유엔은 조기 게양이 관련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관계자는 “유엔 규정에는 국가 정상이 사망한 회원국의 요청이 있으면 조기를 달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유엔 대표부는 영결식이 열리기 전에 유엔 측에 조기 게양을 요청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엔 유럽본부도 지난 28일 북한 요청에 따라 유엔기를 조기로 달았다.
유엔 감시기구인 유엔워치의 힐렐 노이어 사무총장은 “지금은 북한 주민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범죄자가 아니라 굶주림과 고문, 압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에 대한 연대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유엔 조치를 비판했다.
지난 20일 제3차 시험항해에 나선 중국의 항공모함 바랴크호가 29일 평양 추도대회를 끝으로 김 위원장 추도기간이 끝난 시기에 맞춰 29일 다롄(大連)항에 귀환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