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근대서울로 떠나는 역사여행… ‘정동과 각국 공사관’

입력 2011-12-30 18:43


정동과 각국 공사관 / 이순우 (하늘재·1만5000원)

서울 정동의 명소를 꼽으라면 ‘덕수궁 돌담길’을 떠올리는 이가 많겠지만 이곳은 한국근대사의 굴곡이 집약된 곳이기도 하다. 고종이 일제의 위협을 피해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긴 ‘아관파천’(1896), 일본이 중명전에서 강제 체결한 ‘을사보호조약’(1905) 등 파란만장한 사건들이 있었고,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세계 각국의 공사관이 들어섰다.

1883년 개설된 미국공사관은 서울로 진입한 외국인 선교사들의 정착과 더불어 정동이 거대한 서양인촌으로 변모하는 계기가 됐다. 초대 미국공사 푸트가 신미양요(1871) 때 참전한 장교이며 그를 태우고 온 전함이 강화도전투에 동원된 모노카시호였다는 사실, 한옥 건물을 미국공사관으로 사용한 이유 등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보존 논란 속에 사적 제253호로 지정된 러시아공사관, 서울성벽 위로 올라앉은 프랑스공사관, 공사관저로 쓰이다 통감관저를 거쳐 총독관저로 변모한 일본공사관의 연혁과 건축 특징 등을 빛바랜 자료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100여년 전 근대서울로 역사여행을 떠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저자는 우리문화재자료연구소장.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