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분뇨 해양 투기 1월 1일 종지부… 환경단체 “산업폐수 투기도 중단해야”

입력 2011-12-30 18:40

“해양투기는 식탁으로 되돌아오는 부메랑! 바보짓 그만하자!”

30일 오후 찬 바람이 매서운 부산 사하구 감천항에서는 환경운동연합소속 활동가 10여명이 고무보트 2대를 나눠 타고 해상캠페인을 펼쳤다. 해양투기 선박 ‘대한9호’가 정박한 곳을 향해 접근하면서 구호도 외쳤다. “해양투기로 병든 바다, 수산물 오염되어 되돌아온다.”

해양배출업체 S사의 2000t급 대한9호는 31일 아침 일찍 출발해 경북 포항 앞바다 투기허용구역인 ‘동해병’ 해역에 가축분뇨와 하수오니를 버릴 예정이다. 2012년 1월 1일부터 축산분뇨와 하수오니의 해양투기가 금지되므로 마지막 투기가 된다. 동해병 해역은 포항 동쪽 125㎞ 떨어진 곳에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한국은 폐기물을 해양에 투기하는 마지막 국가이므로 세계적으로도 마지막 가축분뇨 해양투기 행위”라고 밝혔다.

해양투기가 2012년부터 모두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음식물쓰레기폐수(음폐수)는 2013년부터 금지된다. 산업폐수의 해양투기는 아예 계획조차 없다. 축산분뇨는 어떻게든 못 버리도록 할 수 있겠지만 하수오니는 처리시설이 계획대로 완공되지 않아서 당분간 해양배출을 눈감아 줄 수밖에 없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하수오니는 당분간 병목현상을 해소할 때까지 시행규칙을 통해 뒷문을 열어둘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최예용 부위원장은 “산업폐수는 독성이 강해 해양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기업은 당국의 규제 사각지대를 이용해 오히려 해양투기 규모를 늘려가는 도덕적 해이를 드러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운동연합은 “2012년 말까지 산업폐수를 포함한 모든 해양투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위원장은 이어 “대한9호의 선체에 만선임을 표시하는 빨간 흘수선이 바닷물에 거의 잠겨 버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마지막 배까지 축산분뇨를 가득 채워야 할 정도로 상당수 양돈 농가가 분뇨를 정상적으로 처리할 분뇨저장 공간 등 시설을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의미다.

양돈업계는 공동자원화시설과 공공처리시설을 2012년 중 계획대로 완공하면 축산분뇨를 웬만큼 처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그런 시설에 접근할 수 없는 데다 방류수 수질기준을 지킬 수 없는 영세 양돈농가는 한숨만 쉬고 있다. 이재식 대한양돈협회 김해지부장은 “2012년 3월쯤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