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20년] 교역량 64억 달러→ 2000억 달러 한·미, 한·일 합친 것 보다 많아

입력 2011-12-30 18:08


한국과 중국은 수교 이후 20년이 흐르면서 ‘경제동반자’로서 서로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됐다.

양국간 교역량은 수교 당시 63억8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884억 달러, 올해는 20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미, 한·일간 교역량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규모다.

중국은 2003년 이후 한국의 수출대상국 1위로 부상하면서 최대 무역 상대국이 됐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 비중은 1992년 3.5%에서 지난해 25.1%까지 늘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투자대상국이기도 하다. 2007년 3월말 기준 한국수출입은행이 집계한 해외직접투자 통계를 보면 한국의 대중국 투자는 1만6426건에 178억 달러로 투자 건수와 금액에서 모두 미국을 초월했다.

중국은 특히 우리의 최대 무역흑자국으로 한국 경제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세청이 발표한 ‘11월 수출입동향(확정치)’에 따르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7% 증가한 46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대 중국 수출이 112억 달러로 전체의 24%를 차지했다. 미국 수출액(54억 달러)의 배가 넘는다.

지난해 대중 경상수지는 흑자규모가 528억4000만 달러를 기록, 1998년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컸다. 전년(378억8000만 달러)보다 149억6000만 달러나 확대된 것이다. 엄정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혜택을 가장 많이 본 나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대중 무역수지 흑자폭이 급감하면서 대중 경협 확대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중 경협 확대의 새로운 분수령은 내년부터 본격 협상에 나설 예정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지적이 많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중 FTA가 발효될 경우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2.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대 중국 무역수지는 240억∼25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저가의 완제품과 농수산물의 수입이 늘어 중소기업, 농수산업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한국은 고급 중간재, 부품 수출이 늘어 무역수지 흑자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연구단장은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 중국을 ‘퍼스트 무버’로써 선점한다는 의미가 크다”며 “경제적 파급력이 큰 만큼 농수산물 등 피해가 예상되는 부분은 보완하면서 FTA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