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권력지형 변화-김정은 체제의 북한] 격랑의 2012년… 김정은 지도체제 향배 가를 결정적 시기
입력 2011-12-30 18:13
올해는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지도체제의 향배를 결정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북한이 “백두혈통을 굳건히 고수하고, 천만군민이 김정은 동지를 결사옹위하는 총폭탄이 돼야 한다”고 3대 권력세습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권력을 승계했을 때와 달리 김정은의 기반은 취약한 게 사실이다.
김정은은 올해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아버지를 앞세우는 유훈통치로 북한을 통치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 위원장 업적 찬양과 자신을 중심으로 혁명위업 계승을 강조하며 권력 기반을 확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추모 분위기를 고조시켜 보다 안정적으로 당·군·정의 모든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김 위원장 생일(2월 16일)을 태양절(4월 15일·김일성 주석 생일)에 버금가는 ‘명절’로 격상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김정은을 정점으로 한 새 지도부가 유훈통치 기간을 과연 얼마로 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1년 설’과 ‘3년 설’로 의견이 갈린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 후계자로 나선 김 위원장은 ‘3년상(喪)’을 지키며 외적인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며 김 주석 유훈통치를 시행했다. 김정은도 아버지처럼 3년상을 지키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17년 전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고 김정은 체제 조기 정착을 위해서도 그 기간이 훨씬 짧아질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김정은은 권력 기반이 취약한 만큼 노·장·청 조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세력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원로그룹을 소외시키지 않고 아우르는 포용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유훈통치는 당 중심의 집단지도체제를 형성해 김정은 유일체제와 결합시키는 혼합형 권력구조나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형태를 띨 것이라는 관측이다.
역시 관건은 식량 공급을 포함한 경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것이다. 빈곤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경제 안정을 추구하는 정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김정은 체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우선 평양 중심으로 식량 공급을 늘리면서 전국적으로 이를 확대해 나가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 공장 가동 정상화, 석유 공급 확대 등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제 대책을 세워나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흥우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