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태극캡틴의 겨울 ‘달콤… 씁쓸…’
입력 2011-12-29 19:13
활짝 피는 맨유 박지성-설땅 잃는 아스널 박주영
‘양박(박지성-박주영)’의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허정무호’의 캡틴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올 시즌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베스트 11’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반면, ‘조광래호’의 캡틴으로 활약했던 박주영(26·아스널)은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는 29일(이하 한국시간) 홈페이지에서 박지성을 18라운드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꼽았다. 박지성의 팀 동료인 디미타르 베르바토브, 안토니오 발렌시아, 파트리스 에브라 등이 함께 베스트 11 선수로 선정됐다. 박지성이 베스트 11에 뽑힌 것은 올 시즌 들어 처음이다.
박지성은 지난 27일 위건과의 정규리그 18라운드 경기에서 선제골을 뽑아낸 데 이어 페널티 킥을 유도해 팀의 5대0 대승을 이끈 데 힘입어 베스트 11까지 선정됐다. 라운드별로 선정되는 주간 베스트 11은 출전 시간, 유효 슈팅 수, 득점·도움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뽑는 각 포지션의 최고 선수다.
크리스마스 휴식기에 열리는 ‘박싱데이 매치’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던 박지성은 31일 오후 9시45분 블랙번 전에 다시 출전해 2경기 연속골과 함께 시즌 3호골을 노리고 있다.
이에 반해 박주영은 아스널이 왕년의 특급 골잡이 티에리 앙리(34·뉴욕 레드불스)를 2개월 임대할 것으로 알려져 더욱 위기를 맞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앙리가 아스널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한 단계 진전했다. 아스널이 3월 초까지 2개월간 뛰는 것으로 임대계약을 제의할 준비가 됐다”고 29일 보도했다. 아스널은 공격수 제르비뉴(코트디부아르)와 마루아네 샤마크(모로코)가 내달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 모국 대표로 차출되기 때문에 공격진의 전력누수를 우려하고 있다.
아르센 웽거 아스널 감독이 간판 골잡이인 로빈 판 페르시에게 부담이 커지는 것을 막으려고 앙리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앙리는 과거에 쌓은 명예가 실추되는 것을 우려해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는 3월11일 개막하고 앙리는 아스널과 임대계약을 맺지 않으면 1월17일까지 뉴욕 레드불스의 비 시즌 훈련에 합류해야 한다.
대체 공격 자원으로 앙리의 아스널 합류가 구체화하면서 가뜩이나 좁아진 박주영의 입지는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즌 개막에 앞서 아스널에 입단한 박주영은 올 시즌 정규리그 경기에 단 한 차례로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