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감고 귀 막은 ‘감시단’… 아랍연맹, 시리아서 감시 활동후 2일간 40명 희생
입력 2011-12-29 18:53
시리아에 파견된 아랍연맹 감시단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평화정착을 위해 파견됐지만 실제로는 반정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는 시리아 당국을 묵인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일촉즉발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하마와 홈스에서 최소 10명이 당국의 유혈 진압으로 사망했다. 감시단 활동이 시작된 후에도 이틀 동안 40명이 희생됐다고 BBC가 이날 보도했다.
그런데도 감시단을 이끌고 있는 무스타파 알다비 단장은 “지금까지 살펴본 결과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상황이 안정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알다비 단장은 반인륜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의 최측근이며, 아프리카 최악의 인종학살로 기록된 다르푸르 사태에 깊숙이 개입된 인물이다.
시리아 정부가 감시단 도착에 맞춰 반정부 시위로 수감됐던 755명을 석방시킨 것도 일종의 정치쇼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시리아 국영TV는 이들을 석방시킨 후 “일부 테러범을 제외하고 무고한 시위자들을 다 석방했다”고 보도했지만, 인권운동가들은 아직도 4만명 정도가 모처에 불법 구금돼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에서 찍힌 한 비디오에는 정부군이 “아랍 감시단은 어디 있는가”라고 외치는 시위대를 향해 총과 최루가스를 발사하는 장면이 담겨져 있다. 한 피해자 가족은 감시단이 시리아 군인의 호위를 받으며 집에 찾아오자 훗날 보복이 두려워 면담 자체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홈스 시민이 직접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는 오렌지색 조끼를 입은 감시단이 다섯 살 소년의 시신을 살펴보는 모습도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 소년은 시위에 참여했다가 정부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시위대는 주장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