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 北, 중앙추도대회서 “최고 영도자 김정은” 공식 선언
입력 2011-12-29 18:49
북한 ‘김정은 시대’가 개막됐다. 북한은 29일 오전 11시 김일성광장에서 10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의 마지막 공식일정인 중앙추도대회를 열고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최고지도자로 하는 새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이로써 37년간 이어진 김 위원장의 통치는 이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시간가량 진행된 추도대회는 최태복 당 비서의 사회로 시작됐다. 주석단에는 김정은과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기남 최태복 당 비서, 이영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등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도열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추도사를 통해 “우리 혁명의 진두에는 주체혁명위업의 계승자이신 김정은 동지께서 서 계신다”며 “김정일 동지의 사상과 영도, 담력과 배짱을 이어받은 최고 영도자”라고 김정은을 치켜세웠다. 그는 “우리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영도의 중심, 단결의 중심으로 높이 모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남 비서는 “김정은 동지의 영도에 따라 김정일 동지의 사상과 위업을 빛나게 계승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고,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은 “김정은 동지는 혁명무력의 최고 영도자이며 불세출의 선군명장이다. 김정은 동지를 혁명무력의 최고 자리에 높이 모실 것”이라고 다짐했다.
추도식이 열린 광장 주변 곳곳에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영원이 함께하신다. 위대한 영도 김정일 동지를 추모합니다’ 등의 붉은 플래카드가 나붙었고 대형 초상화도 내걸렸다.
정오에는 평양과 전국 주요 도시에서 조포를 쏘고, 기관차·선박 등은 3분간 고동을 울렸으며, 사이렌 소리가 북한 전역에 울리는 가운데 전체 주민은 3분간 묵념했다.
조선중앙TV와 평양방송 등 북한 방송들은 전날 열린 영결식에 이어 추도대회를 전국에 생중계했다. 북한이 영결식과 추도대회까지 이례적으로 생중계한 것은 김정은 세습체제의 당위성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조치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자 1면과 3면에 ‘김정은 시대를 이끌 당·군 주요인물’이라는 설명과 함께 전날 촬영된 8명의 영구차 호위 장면 사진 3장을 실었다.
장례일정을 모두 마친 북한은 내달 1일 당보·청년보·군보에 게재하는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김정은 시대의 정책방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은 이날 북한이 북·중 국경지역 일대에서 탈북자가 있는 가족들을 산간벽지 등으로 추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용웅 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