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망교회의 무료 공부방 ‘에듀 소망’… “교회 언니·오빠들 사랑에 2011년은 행복했어요”

입력 2011-12-29 18:18


“제 경우처럼 상처 입은 불우 청소년들을 도우며 살고 싶습니다.” 서울 소망교회(김지철 목사) 저소득층 자녀 무료 공부방인 ‘에듀 소망’ 프로그램에서 자원봉사자로 봉사하고 있는 박지은(18·한양사대부고 3)양은 가슴 아픈 사연을 갖고 있다. 결손 가정에서 자란 지은양 역시 이 프로그램 출신이기 때문이다.

지은양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이 주로 참가하는 에듀 소망 프로그램에 들어온 것은 고2 무렵. 고3 생활을 두려워하고 계획 없이 생활하던 지은양은 구청의 추천을 받아 이 프로그램에 들어왔다.

지은양은 공부 등 모든 방면에서 진심을 다해 도와주는 교회 프로그램에 많은 용기를 얻었다. 기도와 예배, 찬양을 통해 믿음 안에서 모범생으로 변했다. 전교 50등 밖이던 성적도 30등 이내로 치솟아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고 최근 서울여대 기독교학과에 수시 합격하는 기쁨을 맛봤다. 기독교학과에 입학한 것은 예수님처럼 남을 위해 살겠다는 결심 때문이었다.

대입시험에서 해방된 지은양은 요즘 아르바이트에 몰두하고 있다. 대학에 입학했지만 400만원이 넘는 입학금과 등록금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또 자신처럼 상처 입은 후배에게 언니로서 자신의 체험담을 들려주며 진로 상담도 해주고 있다.

지은양은 결손가정 자녀가 교회 공부방 프로그램을 통해 모범 학생으로 변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지은양을 지도한 권민혁(26·연세대 신학4)씨는 “공부시간을 쪼개 가르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지은양이 삐뚤어지지 않고 어엿한 대학생으로 변한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개원한 ‘에듀 소망’은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공부방을 제공하고 서울대 연·고대 이화여대 등에 다니는 대학생 20여명이 매주 2회 영어와 수학을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강남 대학생들의 ‘재능기부’는 봉사자에겐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결손 가정 자녀에겐 성적 향상과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들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은 저소득층 학생들이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과 공부 외에도 성경 말씀을 가르치는 등 영적 훈련도 시키고 있다.

‘에듀 소망’ 구성원들은 29일 소외 지역인 강남 구룡마을 재개발촌을 방문, 사랑의 연탄 배달에 나서기도 했다. 소망교회 대학부 정용준 목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 강남의 명문 대학생들이 강북의 결손 가정 자녀들을 돌보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저학년 어린이까지 대상을 확산시키고 예·체능 분야도 가르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