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거부한 아프간 10대 며느리… 화장실서 5개월간 감금돼
입력 2011-12-28 19:17
성매매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시댁 식구들에 의해 화장실에서 5개월 동안 감금돼 있던 한 10대 아프가니스탄 소녀가 경찰에 구출됐다.
아프간 경찰은 27일(현지시간) 북부 바글란 지역의 남편 집 지하에 갇혀 있던 사하르 굴(15)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그녀의 부모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지 5개월 만이다. 경찰은 “그녀는 두들겨 맞아 손톱이 없어지고 팔은 부러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시어머니를 포함해 여성 3명을 체포했으나 남편은 도주했다고 밝혔다.
현재 사하르 굴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하르 굴은 7개월 전 바다흐산주(州)에서 남편과 결혼했으나 남편과 함께 살기 위해 바글란 지역으로 옮겨 왔다. 이 기간 그녀의 부모들은 딸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아프간 여성들에 대한 가정 폭력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아프간 인권단체 ‘독립인권위원회’는 올해 2분기에만 여성에 대한 폭력이 1026건 보고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아프간 여성에 대한 전체 폭력 건수가 2700건임을 감안할 때 급증한 수치다.
국제 빈민구호단체인 ‘옥스팜’도 지난 10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아프간 여성의 87%가 신체적·성적·심리적 폭력이나 혹은 강제 결혼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정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