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3번째 높은 ‘가계고통’… 경제고통지수 7.5로 뛰어올라
입력 2011-12-28 18:39
2011년은 가계가 느끼는 고통(가계고통)이 역대 3번째로 심한 해였다. 실질임금이 줄고 물가상승률과 실업률 증가로 모든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28일 한국은행 등의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실질임금 증가율은 -3.49%로 역대 3번째로 낮았다. 실질임금은 명목임금에서 물가상승분을 가감한 것으로, 실질임금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9.31%)과 금융위기 때인 2008년(-8.54%)뿐이다.
경제고통지수(misery index)도 올해 10월까지 7.5에 달했다. 경제고통지수는 10개월간 평균소비자물가상승률(4.0%)과 실업률(3.5%) 더해 산출된다. 경제고통지수란 중산층 이하가 느끼는 고통을 지수로 나타낸 것으로 날씨의 불쾌지수와 같은 것이다.
경제고통지수는 카드대란 직후인 2001년 8.1(물가 4.1+실업률 4.0)로 가장 높았고, 2008년 7.9(물가 4.7+실업률 3.2)에 이어 2000년 들어 올해가 세 번째로 크다. 실질임금 증가율과 경제고통지수 모두 소비자물가지수를 기본으로 산출하는 것이기에 모든 고통의 주범은 치솟는 물가다.
가계고통은 내년에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세계경기가 둔화하면서 물가상승률이 진정되지 않거나 실업률이 악화될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연구위원은 “가계는 소득이 있어야 돈을 쓰든지 아끼든지 할 텐데 아예 소득이 줄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CSI)에서는 가계수입전망이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진 95를 기록해 6개월 내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한 소비자가 줄어들었음을 보여줬다.
김태형 기자 kim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