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행복으로 되돌아 옵니다-⑤ 광주 ‘실로암사람들’ 장애인 주택 지원사업] 장애인 자립 돕는다
입력 2011-12-28 18:45
중증 장애인 박균례(43·여·광주 금호동)씨는 요즘 일반인들과 어울리며 사는 하루하루가 즐겁다. 뇌병변장애 1급으로 손과 발의 움직임이 불편해 전동휠체어에 의지하고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재래시장, 은행, 동사무소 등을 돌아다니는 일은 너무 행복하게 느껴진다.
박씨의 이런 일상은 광주광역시 금호동에 지난 4월 비록 39.6㎡의 작은 영구 임대아파트지만 생애 처음 자신만을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독립하면서 가능해졌다.
그는 부모가 모두 돌아가신 뒤 더 이상 형제들에게 의지할 수 없어 2004년 고향인 전남 영광을 떠나 광주의 한 사회복지시설로 들어갔다. 하지만 자유롭지 못한 생활에 불편을 느껴 자립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 때마침 장애인 인권단체인 광주 ‘㈔실로암사람들’이 사회복지시설에 있는 여성 장애인들을 위한 자립주택 지원사업을 편다는 소식을 접하고 1년 전인 지난해 4월 문을 두드렸다.
박씨는 이 단체가 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해 임시로 마련한 59.4㎡의 다가구주택에 들어가 살게 됐다. 그는 정부가 지급하는 장애인 수당 50여만원 중 일부를 아껴 영구 임대아파트 입주금을 마련해 1년 만에 독립했다. ‘실로암사람들’은 박씨가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방과 화장실 등의 문턱을 없애는 보수공사는 물론 매달 한두 차례 방문해 상담 등을 하며 자립을 돕고 있다.
‘실로암사람들’의 장애인 자립주택 지원사업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도움을 받아 추진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지난해와 올해 3억200만원을 지원받았다. 내년에는 7600만원을 더 지원받는다.
‘실로암사람들’은 올해 초 자립주택 5채를 마련했다.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생활할 경우 무주택기간으로 인정받지 못해 영구 임대아파트를 신청조차 못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방안에서였다. 입주한 여성 장애인 8명에게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각종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 단체 주거복지팀장 정현숙(40·여)씨는 “공동모금회가 내년에 마무리하는 이 사업을 지방자치단체라도 나서서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광주=글·사진 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