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하정우, 두 ‘건달’ 괴롭힌 건 부산 사투리…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 제작보고회

입력 2011-12-28 18:27

‘용서받지 못한 자’(2005)로 주목받은 윤종빈 감독의 신작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가 28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제작보고회를 가졌다. 개그맨 이경규가 사회를 맡은 이날 행사에는 윤 감독과 주연 배우 최민식 하정우 조진웅 등이 참가했다.

윤 감독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폼 나게, 멋지게 살고 싶었던 인물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하며 “아버지들 세대인데, 가장 잘 살고자 했던 욕구가 강했던 시대이고 지금과 달리 개인 선택에 따라 신분상승이 가능했던 시대여서 영화로 그려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부산의 최대 폭력조직 두목 최형배 역을 맡은 하정우는 “부산 사투리를 익히려고 촬영 한 달 전부터 부산에 내려가서 어학연수 기간을 가졌다”며 “지난해 영화 ‘황해’에서 옌볜 사투리를 했는데 부산 억양을 받아들일 때 옌볜 사투리의 잔재가 남아 있어서 그걸 지우는 게 힘들었다. 마치 외국어로 연기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최민식은 세관 공무원 출신으로 돈을 벌기 위해 조직폭력배와 야합해 온갖 로비를 하고 다니는 최익현을 연기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평범한 가장이자 남편으로 살다가 건달과 연결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격랑 속을 헤매게 되는 인물”이라며 “민간인도 아니고 건달도 아닌 ‘반달’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최민식 역시 부산 사투리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사투리 연기를 다시는 안 한다. 단기간 내에 부산 출신 사람처럼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고, 최선을 다했지만 부끄럽다”고 말했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무휼로 인기를 끈 조진웅은 하정우와 맞서는 경쟁 조직의 두목 역할을 맡았다. 조진웅은 최민식의 연기에 대해 “선배님은 (연기를) 진짜로 하시는구나, 진짜로 그 순간을 사시는구나 하고 느꼈다”며 “당연한 것이지만 어느 순간 놓치고 있었는데 다시 자극받았다”고 말했다. ‘뿌리 깊은 나무’의 한석규와 최민식의 연기 차이에 대해서는 최민식이 센 직구를 던지는 투수라면, 한석규는 다 받아주고 보듬어주는 포수 같다고 비유했다.

1982년 해고될 위기에 처한 비리 세관원 최익현이 순찰 중 적발한 히로뽕을 일본으로 밀수출하고 마지막으로 한탕 하기 위해 폭력조직의 젊은 보스 최형배와 손을 잡는다. 하지만 90년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자 조직의 의리는 금이 가고 넘버원이 되고 싶은 나쁜 놈들 사이의 배신이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이 영화는 내년 2월 2일 개봉될 예정이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