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영결식] ‘김정은 실세 7인방’ 영구차 호위

입력 2011-12-28 22:14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영결식에서 ‘포스트 김정일’ 시대에 김정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보좌할 핵심 7인방의 면면이 드러났다.

조선중앙TV가 28일 오후 2시부터 이례적으로 생중계한 김 위원장 영결식장에서 김 위원장의 영구차가 출발할 때 8인의 인사들이 호위했다. 영구차 오른쪽 맨 앞에 아들이자 후계자 김정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정점으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기남·최태복 당 비서가 뒤를 이었고 건너편 차량 왼쪽에는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등 4명이 군복을 차려입고 호위했다.

◇당·정 3인방=가장 눈에 띈 것은 김정은 바로 뒤에 선 장 부위원장이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연일 달라지는 그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지난 19일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서 서열 19위로 올랐고 지난 24일에는 대장 군복 차림으로 김 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에 나타났다. 그는 김정은의 고모부이고, 부인 김경희 당경공업부장은 고모이다. 이 때문에 이들 부부가 김정은을 보좌하면서 집단지도체제를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성택 뒤를 이은 김기남 대남담당 비서는 김정일은 물론 김정은 후계체제까지 우상화작업을 지휘해 온 ‘선전선동의 귀재’로 알려져 있다. 장례기간 동안 북한 언론매체가 ‘영도자 김정은’을 우상화하고 나선 것도 그의 작품이란 얘기가 많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 특사조문단 단장을 맡아 서울에 왔었다.

최태복 국제담당 비서는 향후 김정은 체제의 외교를 이끌 수장으로 꼽힌다. 김정은이 체제 안정을 위해 미국, 중국 등과의 외교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군부 4인방=군부 4인방이 영구차를 호위했다는 것은 군부가 김정은 체제에서도 ‘선군정치’를 이어가며 핵심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이영호는 맨 앞에서 호위함에 따라 ‘왕의 남자’ ‘김정은 시대의 오진우’라는 타이틀을 거듭 확인해줬다. 그는 장의위원 서열에서도 4위로 군부 인사 중에는 맨 위였다. 그는 한때 장성택의 오른팔이었다.

이영호에 이어 장의위원 5위에 올랐던 김영춘은 군부 내 강성으로 2008년 8월 김 위원장 뇌졸중 발병 이후 군 무력을 총괄해왔다. 정철, 정은의 생모인 ‘고영희(2004년 사망) 라인’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군부에서 이영호와 함께 김정은을 떠받치는 양축을 담당하면서도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김정각은 2007년 3월 군에 대한 노동당의 통제권을 행사하는 총정치국 제1부국장으로 임명됐고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지 3개월 후인 2009년 4월 당 중앙군사위원과 정치국 후보위원을 맡았다.

우동측 부부장은 북한 주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총책임자다. 후계를 이어받은 김정은으로서는 핵심 보직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올해 초 장성택의 견제를 받았던 류경 부부장 대신 그 자리를 차지했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