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 제주서 첫 합동연설회… ‘박근혜 비대위’와 대립각

입력 2011-12-28 19:02

민주통합당 지도부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28일 제주도에서 첫 합동연설회를 갖고 내년 1·15 전당대회를 향한 대장정에 돌입했다. 후보들은 전날 출범한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와 각을 세우며 대여 투쟁성 부각에 주력했다.

한명숙 후보는 “박근혜는 독재정권을 이끌던 박정희의 딸”이라며 “정권연장을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된다. 독재에 항거해 감옥에 가고 온몸에 피멍이 들도록 고문당한 사람, 한명숙이 박근혜와 싸운다면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부겸 후보는 “박근혜 비대위는 특권에 대한 포기가 없어 화장을 고친 것에 불과하다”며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모든 특권과 엄청난 재산을 내려놓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선 후보는 “박근혜 비대위가 최구식 의원 한 사람 탈당을 권유하면 디도스 사건이 묻히겠느냐”며 “강력한 지도자는 두려움을 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후보는 초반 상승세를 보이는 친노 진영을 의식한 듯 “총선 승리를 위해선 당 지도부가 한 세력으로만 가선 안 되고, 김대중 세력과 노무현 세력이 손을 잡아야 한다”며 “어떤 한 세력이 독점한다면 민주통합당의 균형 감각이 깨져 총선승리와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이강래 후보도 “이번 지도부는 계파를 초월해 철저히 능력 본위로 구성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반면 문성근 후보는 “김대중 선생은 저를 아들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동생으로 봐주셨다”며 “민주정부 10년간 어느 정파적 입장도 가져본 적 없는 제가 우리 모두를 통합해내는 거대한 통합의 용광로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대교체론도 거셌다. 이인영 후보는 “누가 간판이 돼야 야당이 확 달라졌다고 보겠느냐”고 했고, 박용진 후보는 “새로운 인물, 진보적 자신감의 가치는 박용진에게 있다”고 말했다. 시민사회 출신인 이학영 후보는 “기성정당은 뭔가 바꾸지 않으면 큰 해일에, 쓰나미에 모두 쓸려갈 위기에 있다”고 경고했다.

당권주자들이 한나라당과 박 비대위원장을 공격하는 것과 달리 당내에서는 긴장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이종걸 의원은 “(한나라당이) 민심의 흐름을 읽고 국민에게 다가서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통합당이 안이하게 대처하면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문학진 의원도 “일단은 참신해 보인다. 우리 당은 더 강하고, 더 참신하고 더 화끈하게 쇄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