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수위 넘은 학교폭력] 가해학생 부모 사죄 “내 자식이 죽은거나 마찬가지… 한없이 죄스럽다”

입력 2011-12-29 10:07

“한마디 말이나 한 줄의 글로써 유족들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제발 좀 가르쳐 주세요.”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의 가해학생 중 한 명인 B군의 아버지 O씨는 28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책임은 자신을 포함한 부모들에게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측정할 수 없을 만큼의 중대한 책임을 느끼며 뼈저린 후회도 함께하고 있다고 비통해했다. 그는 무거운 죄를 저지른 죄인으로서 어떤 모습으로든지 사람들 앞에 나설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며 한사코 대면을 사양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내 자식이 죽은 것’과 전혀 다를 바 없을 정도로 가슴이 미어지고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부모로서 사태를 미리 예방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유족들에게 무릎 꿇고 엎드려 사죄한다”고 말했다. 또 어떤 표현이나 방법으로도 유족들에게 용서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한없이 죄스럽고 두렵기까지 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최근 피해학생 부모를 찾아가 눈물로 사죄했다. 그 다음날엔 A군 유골이 안치된 납골당을 아들과 함께 찾아가 용서를 구하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고 돌아왔다.

A군을 생각하며 매일 가슴으로 울며 지낸다는 그는 “저를 자꾸 눈물 흘리게 만들지 말아 달라”고 흐느끼며 전화를 끊었다.

대구=김재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