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영결식] 北원로·차기 지도자 김정은에 충성 맹세
입력 2011-12-28 22:12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를 맞아 북한 원로와 차기 지도자들이 노동신문 지면을 통해 후계자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부위원장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나섰다. 당·군·정 권력자들에 이은 이들의 충성맹세는 김정은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김일성 주석의 항일빨치산 동료인 이을설 인민군 원수, 이용철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제1비서, 곽범기 함경남도 당 책임비서, 조병주 부총리, 장영길 인민군 소장, 이재현 농업성 부상 등의 충성기고문을 보도했다.
북한에서 유일하게 원수 직함을 갖고 있는 이을설은 기고문에서 “항일혁명투사들은 백두산 시절의 열정과 기백으로 우리의 운명이고 미래인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높이 받들어 모시고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 위업을 완성하는 데 모든 힘을 다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대를 이어 계승되는 혁명의 영도자를 중심으로 하는 천만대오의 일심단결이 있기에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은 우리 혁명의 1세들의 불변의 신념이고 후대 모두의 확신”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시대를 대표하는 이용철 제1비서는 “김정은 동지만 계시면 반드시 이긴다는 필승의 신념을 간직하고 김정은 동지의 두리(둘레)에 일심단결해 백두에서 개척된 주체의 선군혁명 위업을 대를 이어 빛나게 계승 완성해 나가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굳게 맹세한다”고 했다. 곽 책임비서는 “우리 당과 인민의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의 영도를 실천으로 받들어 함남 땅에서 다시 한번 비약의 폭풍이 일어나게 하겠다고 굳게 결의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을 ‘당주체 혁명의 계승자’라고 호칭하는 등 세습정통성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조선중앙통신은 28일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인 쉬차이허우(徐才厚) 등 군 고위간부들이 27일 주중 북한대사관을 찾아 조문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쉬 부주석이 “앞으로도 두 나라 최고 영도자들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인민해방군은 조선인민군과 함께 두 나라, 두 군대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를 공고히 발전시키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북한 최남단 선전마을 개성 기정동 마을에는 조기만 게양됐을 뿐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 트랙터가 움직이고 논두렁을 걷는 주민이 군데군데 보이는 등 일상생활이 이어졌고 판문각(북측 관망대) 앞에는 북한군 병사 1명만 나와 문을 지키는 등 평상시나 다름없었다. 개성공단은 이날부터 29일까지 임시 휴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웅 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