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태극전사 힘내라”… 맏형 박지성 출장막힌 후배에 큰힘주는 1골 1도움
입력 2011-12-27 18:59
“폐가 여러 개인 것처럼 그라운드를 누비며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30)이 성탄절 다음날 열리는 ‘박싱데이 매치’에서 오랜만에 산소탱크다운 활약으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박지성은 26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위건 애슬래틱과의 정규리그 18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전반 8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지난 8월29일 아스널과의 정규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뽑아낸 지 4개월 만에 기록한 시즌 2호 골이다. 박지성은 선제 결승골에 그치지 않고 4-0으로 앞선 후반 32분 과감한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깔끔하게 골로 연결해 시즌 5호 도움까지 추가했다.
한 경기에서 2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것은 지난 5월 블랙풀과의 2010∼2011 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1골1도움을 올린 이후 처음이다.
박지성은 시즌 초반 애슐리 영과 루이스 나니 등 경쟁자들에 밀려 정규리그 경기에는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큰 무대나 칼링컵 경기 등에서 꾸준히 활약했지만 맨유가 최근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하면서 그마저도 기회가 줄어들 위기였다.
하지만 박지성은 지난달 20일 스완지시티와의 12라운드 경기 이후 한 달여 만에 얻은 선발 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격포인트를 2개나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자랑했다.
박지성은 스리백을 가동해 경기 초반 만만치 않은 저항을 한 위건을 상대로 전반 8분 감각적인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끌어왔고, 이후에도 활발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패스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박지성은 경기가 끝난 뒤 구단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제치고 (우리 팀이) 선두로 나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영국 언론의 찬사를 받은 박지성은 영국 스카이스포츠로부터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한 드미트리 베르바토프(9점)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 8점을 받았다.
5대0 대승을 거둔 맨유는 14승3무1패(승점 45·+38)로 이날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과 0대0 무승부에 그친 선두 맨체스터 시티(14승3무1패·+33)에 골득실에서만 뒤진 2위를 유지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