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밴쿠버 입단 회견… “축구대표팀 감독 성적 나빠도 기다려줘야”
입력 2011-12-27 18:59
이영표(34·밴쿠버 화이트캡스)가 사령탑을 믿고 기다려주지 않는 게 한국 축구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영표는 27일 서울 신문로 가든플레이스에서 열린 미국프로축구 밴쿠버 입단 기자회견에서 축구 대표팀 현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이 같은 소신을 밝혔다. 이영표는 “대표팀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이길 수는 없다”며 “대표팀이 가장 강할 때는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날 때”라고 말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과 허정무 감독이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끝까지 지휘봉을 놓지 않고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첫 원정 16강을 이룬 사실을 그 사례로 꼽았다.
이영표는 “우리는 또 기다리지 못했다”며 “남아공 월드컵이 끝나고 4년이라는 준비 시간을 얻었지만 1년6개월을 잃어버리고 이제 2년6개월만 남아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 감독의 임기는 반드시 4년 정도를 보장해 줘야 한다”며 “나쁜 성적에 따른 비난이 있더라도 축구협회, 언론, 축구팬들은 조바심으로 감독을 경질하는 어리석은 모습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표는 2002년 월드컵, 2006년 독일 월드컵,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수비수로 뛰다가 올해 초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이영표는 히딩크, 움베르투 코엘류, 요하네스 본프레레, 딕 아드보카트, 핌 베어벡, 허정무, 조광래 등 7명의 역대 대표팀 감독 밑에서 대표팀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김준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