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세계열린선교교회 오현혁 목사, 갈 곳 없는 노인들에 20년째 ‘사랑의 밥상’
입력 2011-12-27 18:18
서울 제기1동 청량리 시장에 있는 세계열린선교교회는 갈 곳 없는 노인이나 행려자들이 언제나 들어와 밥 한 그릇을 청하면 뚝딱 차려주는 휴식처이자 보금자리다.
이 교회 담임목사이자 20년째 나눔 사역을 펼치고 있는 오현혁(70·사진) 목사는 “허름한 건물이지만 크고 작은 방 10여개가 있는 교회 겸 숙소는 노인들을 모시기에 괜찮다”며 “10여명의 노인들과 8년째 공동체 생활을 하며 신앙생활을 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한다.
사랑나눔복지센터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진 이곳은 장애인이자 생활보호대상자인 오 목사가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나눔의 현장이다. 10년 전 교통사고로 다리와 머리를 심하게 다쳐 1급 장애인이 된 오 목사는 장애연금과 이따금 들어오는 기부금으로 적지 않은 월세를 내며 어렵게 꾸려 나간다.
“근처가 시장이어서 상인들이 팔다 남은 부식을 수시로 보내줘 먹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제 아내가 세 끼 따뜻한 밥을 지어 드리고 있지요. 그런데 월세에다 노인들을 모시고 사는 생활비가 만만치 않아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오 목사는 노인들을 잘 모시기 위해 지금보다 넓은 복지센터로 이전하는 것이 꿈이다. 그는 식사에 신경을 가장 많이 쓴다. 정성스러운 음식에 따뜻한 밥을 지어 드리면 눈물을 글썽이는 분들도 많다.
“사랑과 정성이 들어간 식사를 받으면 감격해하시곤 합니다. 도움이나 지원도 사람 사는 정을 느끼게 할 때 그 보람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신체적 장애까지 있어 자신도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 오 목사는 “아픔과 고통을 알기에 아픈 자를 더 보듬을 수 있다”며 “추위에 거리에서 떠는 노인이나 노숙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오 목사는 “노인들과 걱정 없이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주변에서 작은 정성을 모아주면 그분들을 위해 정말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했다(02-967-4686).
김무정 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