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앞 바다 어선 침몰 1명 사망·10명 실종… 새벽 3∼4m 파도에 어획물 쏠려

입력 2011-12-26 19:13


울산 앞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 1척이 침몰해 선원 14명 중 1명이 숨지고 10명이 실종됐다. 나머지 3명은 인근에 있던 어선과 해경 경비정에 의해 구조됐다.

울산 해양경찰서에 따르면 26일 오전 2시 2분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동쪽 약 24㎞ 해상에서 부산 건아수산 소속 139t급 트롤어선 739건아호가 침몰했다. 건아호는 침몰하는 과정에서 구조 요청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이를 본 인근 어선과 해경함정은 새벽 3시40분쯤 사고 해역에서 부표 나무 등을 붙잡고 있던 기관장 황수석(48)씨 등 3명을 구조했다. 선원 권종석(53)씨는 구조됐지만 숨진 상태였고, 선장 신철(61)씨 등 나머지 10명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건아호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25일 오후 3시30분 잡어 등을 잡기 위해 부산 남항을 출발했다. 건아호는 비교적 큰 배여서 풍랑주의보 상황에서도 출항에는 문제가 없었다. 생존자들에 따르면 건아호는 오후 8시쯤 간절곶 앞바다에 도착했고, 오후 11시25분부터 오징어잡이 그물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높은 파도에 어획물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배가 왼쪽으로 기울었고, 밀려든 바닷물에 기관고장을 일으키면서 침몰했다. 선원들을 조업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는 등 안전수칙을 소홀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아호가 조업하던 당시엔 초속 10∼12m 북동풍이 부는데다 파고가 3∼4m에 이르는 악천후였다. 수심은 140m이였다.

사고 해역엔 해군 함정 1척, 해경 경비정 9척, 헬기 등 항공기 5대, 어업지도선 5척 등이 긴급구조 및 수색작업을 펴고 있다. 하지만 동해남부 전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이고 파도가 높아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아수산 측은 사고대책반을 꾸렸다. 실종 선원 가족들은 건아수산으로 모여들어 오열하며 선원들의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생존자: 김영근(49·기관장) 황수석(48·〃) 김종인(46·선원)◇사망자: 권종석(53·〃)◇실종자: 신철(61·선장) 오상태(58·선원) 박춘호(52·〃) 김삼(51·〃) 김동섭(45·〃) 정창용(47·〃) 김웅수(47·〃) 정진운(47·〃) 김춘용(46·〃) 하한식(42·〃)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