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태우는 SK… 최태원 회장도 고강도 수사 “타깃수사 아니냐” 전전긍긍

입력 2011-12-26 22:06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에 이어 형인 최태원 회장에게도 검찰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자 SK그룹은 초비상이 걸렸다. 28일로 예정된 최 부회장 영장실질심사 이후에는 최 회장에게 수사가 집중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재계에서는 “SK그룹이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26일 “최 부회장 구속여부가 결정되고 나면 검찰이 최 회장에게도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할 것이란 얘기가 나돈다”며 “동생을 사법처리한 뒤에 형까지 타깃을 삼는 것은 이례적이란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검찰은 지난 23일 SK그룹 18개 계열사들이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원 중 992억원을 전용하는 과정을 주도한 혐의로 최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수천억원이 움직이는 것을 최 회장이 몰랐을 리 없다고 보고 최근 최 회장도 소환조사했다. SK측은 최 부회장 선에서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검찰 수사가 심상찮게 진행되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검찰이 최 회장도 구속대상에 포함시켜놓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가와 통신료 인하에 비협조적이었던 SK그룹에 대한 표적수사가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SK 관계자는 “개인적인 자산 규모가 3조원에 달하는 최 회장 형제가 수백억원 규모의 회삿돈을 횡령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특히 최 회장은 이런 사실을 알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검찰은 지난해 말부터 SK 관련 수사를 시작해 1년 넘게 진행하고 있다”며 “최 회장까지 사법처리 대상으로 거론되자 결국 SK그룹이 권력의 우산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