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지지 ‘자치공화국 후보’ 또 패배… 남오세티야 이어 트란스드네스트르 대선 완패

입력 2011-12-26 22:03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반(反) 블라디미르 푸틴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친러 자치공화국인 트란스드네스트르에서 출마한 친 푸틴 성향의 후보가 선거에서 패배했다. 남오세티야에 이어 한 달 사이 푸틴이 지지하는 후보가 연거푸 진 것이다.

AFP통신은 크렘린궁의 지지를 받던 후보가 트란스드네스트르 대선에서 패배했다고 26일 보도했다. 현지 선관위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푸틴의 지지를 받아 온 아나톨리 카민스키 후보는 전날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23%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다. 반면 그의 경쟁자인 ‘부흥당’ 예프게니 쉐브추크 당수는 74%를 얻었다고 러시아 관영 통신이 보도했다.

선거 결과가 공식적으로 발표되면 인근 분쟁지역인 남오세티야에 이어 한 달 사이 푸틴이 지지하는 후보가 패배한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옛 소련 국가 그루지야에서 독립한 남오세티야에서는 지난달 대통령 선거에서 푸틴이 지원했던 현지 비상사태부 장관 아나톨리 비비로프가 낙선했다. 이는 러시아 내부는 물론 인근 지역에까지 푸틴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란스드네스트르는 우크라이나 남부와 몰도바 사이를 흐르는 드네스트르 강 동쪽에 있는 지역으로 러시아어를 사용하며 인구는 55만5000여명이다. 범죄율이 높고 가난에 시달리는 지역으로 러시아의 경제 원조를 받고 있으며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배치되어 있다. 90년 루마니아어를 사용하는 몰도바 공화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한편 러시아 국민 다수는 여전히 푸틴 총리를 지지하고 있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총리 공보실장이 25일 주장했다. 페스코프 실장은 이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날 모스크바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열린 대규모 총선 부정 규탄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푸틴 총리 퇴진 등을 요구한 것과 관련 “국민의 다수는 내년 대선 후보인 푸틴 총리를 예전처럼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시위대는 26일 좌익단체 지도자인 세르게이 우달초프가 반정부 시위 가담 혐의로 또다시 구류형을 선고받은 데 항의해 이번 주에 또 한 차례의 대규모 시위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