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재선여부 결정할 9가지 변수… 伊 국채금리·美 실업률이 운명 가른다

입력 2011-12-26 18:5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이탈리아 국채 금리의 변동 추이를 잘 봐야 한다. 유럽 위기 변동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또 내년 대선 직전에 발표될 미국 실업률도 주요 변수다. 미국 정치 전문 온라인매체 폴리티코는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변수 9가지를 제시했다.

①이탈리아 국채 금리=유럽 경제위기는 미국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준다. 당연히 대선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유럽 위기의 추이와 관련된 상징적 숫자다. 7%를 넘어 크게 뛸 경우 유럽 부채위기 해결은 그만큼 어렵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재앙이다.

②내년 11월 실업률=대선 직전인 11월 2일에 발표될 실업률은 선거에 결정적이다. 미국인들이 가장 피부로 느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올해 11월 실업률 8.6%는 2년8개월래 최저치였다. 실업률은 오바마 ‘재선 지표’라 불릴 만하다.

③팀 케인 전 버지니아 주지사=버지니아는 2008년 대선 당시 오바마의 마지막 유세지였다. 전통적 공화당 강세지역이지만 그만큼 중요했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오랜 대학 친구인 그를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에 발탁하기도 했다. 상원에 출마할 예정인데, 그의 당선 여부가 버지니아에서 오바마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다.

④큰 손들의 선택=미국 대선은 누가 선거자금을 더 모으느냐의 싸움이다. 100만 달러 이상을 낼 수 있는 조직이나 거물들이 주로 어느 쪽으로 쏠리느냐가 중요하다. 민주당과 공화당 중 누가 큰 손들을 더 많이 확보하느냐, 그것이 대선 결과를 결정짓는다.

⑤콜로라도의 히스패닉 동향=히스패닉 인구는 5000여만명(16.3%)으로 최대 소수인종이다. 대선에 120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흑인과 히스패닉은 2008년 오바마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히스패닉들이 많이 사는 콜로라도의 동향을 보면 그들이 대선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알 수 있다.

⑥독신여성 표=투표 결과를 분석해보면 ‘승자 독식’ 방식의 선거구에서는 독신여성 표들이 향방을 좌우한다. 특히 민주당과 공화당이 번갈아 승리하는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에서는 더욱 그렇다.

⑦젊은층(18∼20세) 투표 열기=2008년 오바마에 열광했던 18∼20세 유권자들이 내년에는 얼마나 참여할지가 관건이다. 그들은 최근 높은 청년 실업률에 허덕이며 오바마의 ‘변화와 희망’에 실망하고 있다.

⑧노조 동향=전통적으로 민주당에 우호적인 노조가 오바마와 어떤 관계를 설정하느냐를 주목해야 한다. 전국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노조는 최근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로 오바마에 다소 비판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⑨오바마 자서전 판매량=‘내 아버지로부터의 꿈’과 ‘담대한 희망’이 얼마나 팔리는지를 보면 여론의 향방을 알 수 있다. 유권자들이 아직 오바마에 관심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