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소니 ‘세기의 결합’ 청산

입력 2011-12-26 22:04

전 세계 TV 시장의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소니가 지난 2004년 ‘세기의 결합’으로 합작 설립한 S-LCD가 7년여 만에 막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S-LCD를 정리하기로 의결하고 소니가 보유한 S-LCD 지분 3억2999만여주(1조800억원 상당)를 전량 매입하기로 했다. S-LCD는 2004년 4월 삼성전자와 소니가 TV용 대형 LCD 패널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합작 설립한 회사로 자본금은 3조3000억원 규모이며 삼성전자가 지분 50%+1주, 소니가 지분 50%-1주를 보유하고 있다.

S-LCD는 2005년 세계 최초로 7세대(1870×2200㎜) 패널에 이어 2007년 8세대(2200×2500㎜) 패널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면서 전 세계 LCD TV 시장을 장악했다. 하지만 최근 LCD 수요 급감으로 소니 TV 사업부가 7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삼성전자가 S-LCD를 독자경영하게 됨에 따라 기존에 TV용 패널만 생산하던 S-LCD 라인을 시장 상황에 맞게 노트북이나 모니터용 패널로 운용하는 등 탄력적인 라인 운용이 가능하게 됐고, 이를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사업운영의 자유도를 높이게 됐다.

삼성전자는 소니 지분을 인수하는 대신 소니에게 LCD 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내용의 새로운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소니는 S-LCD 지분에 대한 투자금액을 회수해 운영자금 확보와 공장운영 비용 및 운영책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또 삼성전기가 보유한 삼성LED 지분 50%를 인수하는 ‘삼성LED 흡수합병’안을 의결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조치는 글로벌 전자·통신업계 격변기를 맞아 시너지 효과를 통한 부품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