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은 총체적 부패 개인서 집단으로 번져”… 사회과학원, ‘반부패청서’에서 시인

입력 2011-12-26 19:14


“중국 공산당은 이미 총체적으로 부패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26일 처음으로 발행한 ‘반부패청서’(사진)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시인했다.

사회과학원은 이 보고서에서 “부정부패가 개인에서 집단으로 번지고 있으며 집단 범죄와 연속 범죄 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민간에서는 중국공산당이 부패했다고 단정해 왔지만 정부 측은 한 번도 이를 인정한 적이 없었다. 따라서 사회과학원이 반부패청서를 발행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회과학원은 1977년 5월 출범한 국무원 직속의 철학·사회·과학 분야 종합연구센터로 당 중앙과 국무원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내년 10월로 예정된 제18차 당 대회를 앞두고 권력투쟁이 격화되면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인사권을 약화시키기 위해 상하이(上海)방으로 분류되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계열이 이러한 보고서 발행을 허용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즉 반부패청서를 통해 후 주석 집권기간 동안 부패가 제대로 척결되지 않았고 개혁이 후퇴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자 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 보고서는 그동안 부패가 표면에서 수면 밑으로 잠복한 형태로 확산됐으며, 돈을 직접 받지 않고 간접적으로 받는 등 부패의 모습이 다양화됐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부정부패자의 불법 소득이 단기에서 장기로 바뀌고 있으며 이를 통해 소비 향락을 추구했을 뿐 아니라 금융이나 자원 등 자본을 늘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부정부패의 범위도 경제 정치 사법 등 영역에서 사회 문화 교육 등 분야로 확산됐고 국제적인 부패 현상도 나타났다고 기술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사이트 ‘보쉰’은 사회과학원이 반부패청서를 처음 내놓은 것은 후 계열이 18차 당대회를 주도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장쩌민 계열이 날린 ‘중형 폭탄’이라고 표현했다. 보쉰은 또 후 주석은 집권기간 동안 당의 부정부패가 일부에서 전체로 확산됐는데도 ‘세계 두 번째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사실만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쉰은 이에 대해 “국내총생산(GDP)는 하늘로 올라갔지만 오성홍기는 땅에 떨어졌다”며 이는 후 주석에게 영광을 안긴 것이 아니라 죄과를 무겁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신경보는 “이러한 부패 현상은 민중의 이익과 사회의 조화 안정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