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 강풍에 꼬인 태극기 펴려다… 오두산 전망대 ‘弔旗 해프닝’
입력 2011-12-26 18:52
“조기를 게양한 게 아닙니다. 줄이 꼬이는 바람에 태극기가 깃대 중간에 걸린 것뿐입니다.”
북한 지역과 불과 1.2㎞ 떨어진 경기도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조기 게양 해프닝이 벌어졌다. 26일 오전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일행의 조문 방북 취재차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다녀오던 기자들은 이 전망대의 태극기가 정상 높이보다 상당 부분 아래쪽으로 내려온 모습을 발견했다. 취재진 사이에 “정부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을 애도하는 조기를 내건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오갔고 통일부에 사실 확인 요청이 쏟아졌다. 하지만 통일부는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사건의 발단은 바람이었다. 전망대 관리요원이 이날 오전 8시35분쯤 전망대에 게양된 태극기가 강풍으로 인해 말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줄을 내렸지만 더 꼬이면서 태극기가 깃대 중간에서 오도 가도 못하게 돼버렸다. 보고를 받은 전망대 측은 파주소방서에 연락해 소방대원들이 사다리차를 동원해 수 시간 만에 태극기를 내렸다.
북한 황해도 개풍군과 인접한 오두산 전망대에는 35m 높이의 깃대에 가로 7.5m, 세로 5m에 달하는 대형 태극기가 걸려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