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10명 중 3명 이상 “의사 면담시간 너무 짧다”

입력 2011-12-26 18:46

상당수 암 생존자들이 병원 의사와의 면담시간이 불충분하다고 느끼고 있고, 이는 건강관리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신동욱 교수팀은 국립암센터와 전국 9개 국립대 병원 지역암센터에서 치료를 받는 암 환자 2556명을 대상으로 의사와의 면담시간이 암 진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는 암 진단 후 4개월 이상 경과된 18세 이상 암 환자들이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암에 대한 지지 치료(SCC)’ 최근호에 게재됐다.

그 결과, 전체 환자들이 느끼는 평균 진료상담시간은 7.1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환자들이 선호하는 평균 진료상담시간은 9.1분이었다. 이로 인해 암 생존자의 37.1%가 의사와의 면담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불만 경향은 특히 젊을수록, 여성일수록, 고학력자일수록 심했다. 그 이유는 이들 환자군은 항암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데 있어 자신들의 의사를 반영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진료상담시간이 불충분하다고 응답한 암 환자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흔한 6대 암(위암, 폐암, 간암, 직결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이외의 암을 가진 환자군에서 많았다. 신 교수는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암 정보 등이 대부분 6대 암에 편중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최적의 암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주관적 요구사항을 고려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면담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