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우생순 주역 팀을 살려주세요”… 용인시청 여자 핸드볼선수단, 靑홈피에 호소문

입력 2011-12-25 21:02


“대통령님! 핸드볼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주역들이 코트에서 계속 뛰게 해주세요.”

올해 말로 해체되는 용인시청 여자 핸드볼 선수단이 지난 23일 김운학 감독과 선수단 14명의 이름으로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에 ‘용인시청 핸드볼 팀을 살려주세요’라는 장문의 호소문(사진)을 올렸다.

선수단은 자유게시판에 올린 호소문을 통해 “용인시청 핸드볼 팀이 해체되면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핸드볼의 앞날에 문제가 생기고 어려서부터 핸드볼 한 길만을 고집해온 젊은 선수들과 지도자의 앞날에 치명적인 결과를 준다”고 밝혔다.

선수단은 또 “선수들은 전 국민과 경기도, 용인시의 관심과 사랑, 희망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면서 팀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용인시청은 재정 건전화를 이유로 2010년 말 시청 소속 전체 22개 운동부 가운데 핸드볼을 포함한 12개 종목을 지난 6월 말까지 해체하기로 했다. 실제로 핸드볼을 제외한 11개 종목은 해체됐다. 하지만 여자 핸드볼 팀이 지난 6월 열린 2011 SK핸드볼 코리아리그에서 2위를 차지, 플레이오프 경기에 나서면서 ‘제2의 우생순’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당시 용인시청이 사실상 지원이 끊긴 열악한 상황에서 연일 강팀을 물리치자 ‘해체는 안 된다’는 여론이 일었고 대한핸드볼협회와 경기도협회, 2007년 핸드볼 영화 ‘우생순’을 제작했던 명필름 등에서 하반기 운영비 6억원 가운데 3억원을 지원해 해체 시기가 올해 말로 6개월 미뤄졌다.

용인시도 앞으로 운영비의 절반을 외부에서 항구적으로 지원 받을 방안이 마련되면 팀을 존속시키겠다는 입장으로 급선회했다.

김운학 감독은 “시에서는 국비나 도비 지원, 또는 기업 인수를 원하고 있으나 아무런 소식이 없어 답답한 지경”이라며 “오죽했으면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에 글을 올릴 생각을 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전·현 국가대표 8명이 소속돼 있는 용인시청 핸드볼 팀은 최근 15명의 선수가 12명으로 줄었고 그나마 어수선한 분위기로 훈련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용인시 오세호 교육체육과장은 “시 직장운동경기부 운영심의위원회에서 핸드볼 팀을 6개월만 한시적 연장운영하기로 한 만큼 외부의 운영비 지원이 없다면 이를 번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