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학생, 숨지기 전날까지 괴롭혔다… ‘물고문’ 여부 거짓말탐지기 조사

입력 2011-12-26 00:16

대구에서 또래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투신자살한 중학교 2학년 A군이 수개월간 가해 학생 2명으로부터 학대받았고 숨지기 전날까지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경찰에 의해 확인됐다.

경찰은 또 가해 학생들을 상대로 ‘물고문’ ‘전깃줄 목에 걸고 끌고 다니기’ 등의 가혹행위를 했다는 부분에 대한 대질신문과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실시했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A군의 신체 곳곳에서 폭행으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멍 자국 등이 발견됐다고 25일 밝혔다.

멍 자국은 엉덩이, 허벅지 등 부위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됐다. 특히 일부 멍 자국은 피멍이나 일반적인 푸른색의 멍이 아니라 노란색 등으로 변하는 상태여서 A군이 오랜 기간 폭행을 당해 온 것으로 추정됐다.

가해 학생들은 지난 9월을 전후해 A군의 집에 있는 목검, 단소, 격투기용 글러브 등을 이용해 폭행했다고 자신들의 행동을 일부 인정했다. 하지만 이들은 물고문 등 가혹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가해 학생 중 1명은 A군이 투신하기 전날인 지난 19일 오후 11시36분쯤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왜 문자를 보냈는데 답을 안 하느냐”고 괴롭힌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 학생들은 A군에게 18일 오후 11시38분에도 “내일 죽이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3개월여에 걸쳐 300여건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39차례 폭력을 휘둘렀다.

경찰은 가해 학생이 더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A군이 살던 아파트 1층 출입문의 CCTV 화면을 분석 중이며, 가해 학생 2명에 대해선 보강조사가 끝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